광주 남구의 한 식당 사장이 화장실을 쓰러 온 배달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후 쏟아지는 비난에 사장 측이 억울하다며 입장을 밝히자, 배달원이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며 사장의 입장에 반박하고 나섰다.
사건이 알려진 것은 지난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후배가 자주 배차를 받던 식당에서 화장실을 이용하다가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에 따르면 폭행은 지난 5월쯤 발생했다. 배달 도중 용변이 급했던 배달원 A씨는 자주 배차를 받던 식당에 들러 직원에게 허락을 받고 화장실을 이용했다. 그런데 사장이 "왜 허락도 없이 내 화장실을 쓰냐"며 A씨에게 화를 냈고 이에 A씨가 직원에게 허락을 받았다고 하자 "내가 사장이라고 X만한 X아"라며 폭언을 멈추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작성자는 사장이 A씨가 타고 있는 오토바이를 밀쳐 넘어뜨렸고, 쓰러진 A씨의 얼굴에 피다 만 담배꽁초를 던졌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무게 200kg짜리 오토바이에 발이 끼어 발목 인대와 무릎을 다쳤다고 한다.
이후 사장의 가족이라고 밝힌 B씨가 등장해 "지난달 26일 MBC 등에 보도된 배달 기사 폭행 사건으로 동네에서 매장당한 뒤 영업을 못하고 있다"면서 "배달 기사가 화장실을 먼저 쓰겠다고 허락을 받고 썼는데도, 사장이 무작정 폭행을 했다는 보도 내용은 앞뒤 정황을 무시한 일이다"라고 토로했다.
B씨는 "배달 기사분은 생리 현상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불쌍한 피해자로 제 동생은 화장실조차 못 쓰게 하는 인간도 아닌 쓰레기로 표현되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불쌍하다"고 했다.
또한 A씨가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화장실 좀 쓸게요"란 말과 함께 화장실에 들어간 탓에 직원이 "알았다"는 대답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A씨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화장실에서 나오는 모습을 본 사장 어머니가 "누구신데 화장실을 쓰냐"고 물었고, A씨가 "화장실 한 번 썼다고 XX XX하고 자빠졌네"라고 말한 뒤 나갔다는 것.
사장은 어머니에게 욕을 하는 모습에 화가 나 A씨를 뒤쫓아 나갔고, A씨가 옆 가게에서 배달 음식을 가지고 나오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한다.
같은 날 해당 식당 직원이라고 밝힌 한 회원도 "기사에서는 화장실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사장님이 배달 기사분을 폭행한 것처럼 나와 있지만 실랑이가 벌어진 이유에 대한 원인은 생략이 됐다"며 "배달 기사님의 주장은 직원인 제게 화장실 사용 여부를 물었다고 했지만 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배달원 A씨, 사장 측 글에 다시 반박
블랙박스 영상까지 공개해
그러자 이날 늦은 밤, 배달원 A씨가 재등장해 해당 글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또한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법적으로 재판중인 사안이라 주위 배경모자이크 처리는 불가피 했다. 대신 음성변조나 편집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가 공개한 영상에는 욕설이 난무했다.
A씨는 "화장실 쓴다고 허락 받은 적 없다고 하셨는데 저는 영상에서도 허락 받았으며, 직원에게 허락받았고 직원이 "네 쓰세요"했어 라고 대답한 내용이 있다"면서 "어머니에게 욕설을 했다고 주장하시는데 영상 내용 어디에도 언급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얻어 쓰는 입장에서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렇게 하겠습니까?"라며 "제가 허락받지 않고 화장실을 썼다는 것과 어머니에게 욕설을 했다는 가게 CCTV영상을 공개하시고 경찰과 검찰에도 제출하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A씨는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글에 제가 화장실 사용에 허락을 받지 않았다고 증거영상 대라고 하시는데 가게안에 CCTV영상 보여주시면 되지 않나요?"라고 반문하며 "제가 그 영상을 확보 할 수가 없다는 것을 알고 계시면서도 증거영상 보여주면 사과하겠다? 이건 말이 안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장 측과 배달원 A씨의 계속되는 설전에 누리꾼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몇몇 누리꾼들은 "증거까지 공개하는 거 보니 배달기사 말이 맞는 듯" "사장이 분노조절 못해서 벌어진 일 같다" "본인이 억울하면 형이란 사람 말고 직접 글 올리시길"이라며 배달원 A씨의 주장에 호응했다.
반면 다른 누리꾼들은 "솔직히 평소 배달원들 태도 보면 사장 마음 이해도 간다" "사실 그동안 배달원들 신뢰 다 잃었지" 등 배달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진행 중인 사건에는 무작정 비난 말고 중립기어" "두 분이서 좋은 방향으로 합의했으면 합니다" "커뮤니티가 국민 신문고 된 느낌이다" "각박한 세상 조금씩 양보하고 살자"며 중립적인 태도로 화해를 종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