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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무정차역 포함되지 않은 서대문역 택했다…경찰, 이번에도 못막았다


입력 2021.10.20 19:55 수정 2021.10.21 08:10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민주노총 추산 2만7000여명 서대문역 사거리 기습 집결

집회 진행 과정서 일부 조합원들과 경찰 충돌 발생

집회 일대 하루 종일 극심한 '교통 혼잡'…시민들 통행·교통이용 불편함 호소

민주노총이 20일 서울 서대문역 사거리 주변에 기습적으로 모여 총파업대회를 개최했다. ⓒ데일리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서울 서대문역 사거리 등에서 총파업과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하며 진행된 이날 총파업에는 정부 추산으로 약 5만 명의 조합원이 참여했고, 서울을 비롯한 전국 14개 지역에서 열린 집회에는 약 8만명이 참가한 것으로 민주노총은 자체 추산했다.


총파업으로 일부 학교에서는 급식·돌봄에 차질이 빚어졌고, 대규모 집회로 서울 등의 도심에서 교통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또 집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들과 경찰 사이에선 충돌이 발생했고, 집회로 인해 오전부터 시민들은 통행과 교통 이용에 불편을 겪기도 했다. 당초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들어 파업 철회를 요청했던 정부는 불법행위에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민주노총은 ▲ 5인 미만 사업장 차별·비정규직 철폐 ▲ 모든 노동자의 노조 활동 권리 쟁취 ▲ 돌봄·의료·교육·주택·교통 공공성 쟁취 ▲ 산업 전환기 일자리 국가책임제 쟁취 등을 내세워 이날 총파업했다. 이번 총파업은 구속 중인 양경수 위원장이 작년 말 당선될 때 내건 공약이다.


민주노총은 20일 오후 2시 서울을 비롯한 전국 14개 지역에서 대규모 총파업과 집회를 개최했다. 수도권 집합인원은 주최 측 추산 약 2만7000명 규모다.


이날 수도권 집회 참가자들은 을지로입구역, 서울시청, 태평로 일대, 종로3가 등에 흩어져 있었다가 오후 1시 30분께 서대문역 사거리로 이동해 집회를 강행했고, 3시간 후인 오후 4시 30분께 해산했다.


참가자들은 지하철 무정차 역에 포함되지 않던 서대문역으로 나와 집회에 참여했고, 경찰은 을지로 등에서 급하게 철수하고 서대문역과 독립문 쪽으로 경찰 병력을 이동시켰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서울 도심 주요 지역에 십(十)자 차벽을 설치하고 검문소를 운영하는 등 전면 대응에 나섰지만, 지난 7월 3일 서울 도심 전국노동자대회 때와 마찬가지로 게릴라 집회를 막는 데는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잦은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을지로입구에서 대한문 방면으로 향하는 구간 등 주요 길목에서 경찰이 이동을 제지하자 집회 참가자들은 거세게 반발하면서 항의했다.


경찰이 "여러분은 금지된 집회를 개최 중이다. 모두 처벌될 수 있고 연행될 수도 있다"는 경고 방송을 하자 시위대가 단체로 야유를 보내며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마신 음료와 착용했던 페이스 쉴드가 도심 곳곳에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다.ⓒ데일리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인식한 듯 방호복이나 페이스 쉴드(얼굴 가리개)를 착용한 집회 참석자들도 많았다. 또 방역지침 안내문을 세워놓고 발열 확인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집회 장소 인근에서 다닥다닥 모여 흡연을 하거나 마스크를 벗고 대화하는 등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또 일부 참가자들은 음식물 섭취 후 쓰레기를 주변에 투척하기도 했으며 담배 꽁초를 도로에 버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치우는 것은 인근 빌딩 관리인들의 몫이었다.


대규모 집회로 인해 이날 하루종일 시민들은 교통 이용과 경찰 차벽·펜스 등으로 통행에 불편을 겪어야 했다. 오전에 광화문으로 출근한 직장인 오모(48)씨는 "차벽이 회사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진입로를 막고 있어 지각했다"며 "원래도 차가 막히는 일대인데 오늘 아침에는 더 혼잡했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김모(30)씨는 "세워둔 버스(차벽)들 때문에 도로만 건너면 코 앞인 회사도 빙 돌아서 갔다"고 불편해했다.


아울러 낮 12시 30분부터 경복궁역, 광화문역, 시청역, 종각역, 안국역 등 5개역의 지하철이 무정차 통과하면서 지하철 이용객들도 불편을 겪었다. 이후 2시 40분부터는 정상적으로 정차했다.


최모(34)씨는 "3시 반에 미팅이 있어 지하철을 이용해야 했는데 광화문역은 이용할 수 없다고 막아서 당황스럽다"며 "주중에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 같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서울 광화문에서 서대문역 사거리 방면 도로 일대는 교통 혼잡으로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데일리안

서대문역 사거리에서 집회가 시작됨에 따라 주변과 일대는 순식간에 마비됐다. 시위대 역시 육교 등에서 한때 고립됐다. 불편을 겪는 운전자들은 클락션을 울리며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세종대로 서울시청↔세종대로 사거리, 통일로 서대문→독립문 전차로, 새문안로 정동↔충정로역 전차로, 통일로 경찰청 앞 교차로↔서대문 등에서 전면 교통 통제가 이뤄지면서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경찰은 민주노총의 청와대 방향 행진에 대비해 서대문에서 청와대로 향하는 주요 길목에 차벽 또는 방어 장구를 갖춘 경찰을 배치했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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