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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학성 논란·환경오염 NO…유튜브서 뜨는 ‘애니 먹방’


입력 2021.11.14 14:01 수정 2021.11.13 21:13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맛있는 녀석들’→‘백종원 클라쓰’

먹방·쿡방 기세 주춤

귀여운 캐릭터가 음식을 먹어치우는 짧은 영상에 시청자들이 빠져들고 있다. TV만 틀면 쏟아지는 새로울 것 없는 먹방(먹는 방송)에, 보는 사람도 지치는 폭식에 가까운 유튜브 영상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애니 먹방(애니메이션 먹방)이 먹방도 힐링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IHQ, 유튜브 영상 캡처

맛집에 찾아가서 먹고, 요리를 하면서도 먹던 음식 프로그램이 최근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 2015년부터 방송 중인 대표 먹방 프로그램 ‘맛있는 녀석들’은 최근 1% 이하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며, 주목도 또한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함께 펼쳐내는 백종원의 쿡방, 먹방도 그 기세가 예전 같지 않다. SBS ‘맛남의 광장’이 종영을 했으며,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올해 말 종영을 앞두고 있다. KBS2 ‘백종원 클라쓰’와 넷플릭스 ‘백스피릿’ 또한 큰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술과 안주 먹방을 담는 IHQ ‘마시는 녀석들’, ‘언니가 쏜다’, 매운맛을 찾아 나선 ‘스파이시 걸스’는 물론, 음식을 더 맛있게 먹기 위해 생고생을 자처하는 NQQ ‘고생 끝에 밥이 온다’ 등 자극적 소재와 결합한 먹방 프로그램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간 약간의 변화만 거쳐 쏟아지던 음식 프로그램은 물론, MBC ‘나 혼자 산다’와 ‘전지적 참견 시점’ 등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도 매회 스타들의 ‘먹는 쇼’가 한 축을 차지했었다. 결국 맥락 없이 이어지는 ‘기승전-먹방’의 흐름이 시청자들을 지치게 했다는 평가다.


유튜브에서도 먹방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특정 업체로부터 대가를 받고 콘텐츠를 제작한 후 유료광고임을 표기하지 않는 뒷광고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먹방 유튜버는 물론, ‘먹뱉’(먹고 뱉는) 논란으로 시청자들에게 해명을 하는 유튜버들도 있었다. 한 유튜버는 놀이기구에서 먹방을 펼쳐 가학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루하거나 자극적인 먹방에 지친 것은 물론, 음식과 플라스틱의 과소비로 연결되는 먹방이 환경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지적까지 불거지면서 먹방의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들도 쏟아졌었다.


이 가운데 등장한 애니 먹방은 리스크는 줄이고, 먹방의 매력은 살린다는 점에서 새롭게 각광받는 콘텐츠가 되고 있다. 각 캐릭터가 맛있는 음식을 먹어치우는 짧은 영상에는 폭식을 하는 출연진을 향한 우려도, 먹고 뱉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


가상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환경오염에 대해서도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 누군가가 먹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또는 함께 먹는 것 같아 외로움을 달래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 먹방을 긍정적인 부분만 담아낼 수가 있다는 것이다.


애니 먹방들의 댓글에는 ‘맛있겠다’, ‘영상을 보니 배가 고파진다’ 등의 음식에 대한 평가들도 있지만 ‘행복하다’, ‘귀엽다’ 등 영상을 본 감정을 털어놓는 반응들도 이어지고 있다. 점점 더 센 자극만을 찾는 기존의 콘텐츠와 달리, 상상력을 겸비한 새로운 형태의 먹방 콘텐츠가 먹방 그 자체의 매력을 오롯이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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