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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ICK] 관찰자 ‘김성철’에 끌리는 이유


입력 2021.12.23 13:33 수정 2021.12.23 12:3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드라마 '그 해 우리는' 다큐 PD 김지웅 역

조승우·신원호도 인정한 실력파

무언가를 관찰하는 ‘관찰자’의 시선을 따라가면 그 안의 주인공들에게 시선이 머무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런데 SBS 드라마 ‘그 해 우리는’에선 관찰자의 시선에 담긴 주인공들도 그렇지만 오히려 그 시선이 시작되는, 즉 관찰자 그 자체에 더 마음이 쓰인다. 어떤 캐릭터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내는데 능숙한 배우 김성철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SBS

김성철은 ‘그 해 우리는’에서 김지웅 역으로 출연 중이다. 주인공인 김다미와 최우식의 일상을 담아내는 다큐멘터리 PD다. 사실 김지웅 자체는 많은 드라마에서 보여진 것처럼 평범한 ‘서브 주연’에 머물 수도 있는 캐릭터다. 그러나 김성철은 김지웅을 그저 그렇게 지나가는 인물로만 두지 않았다. 비단 이번 작품뿐만 아니라 그는 매번 자신의 캐릭터에 독특한 색을 입혀왔다.


2014년 뮤지컬 ‘사춘기’ 앙상블로 데뷔한 그는 2017년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의 ‘법자’로, ‘플레이어’(2018)의 지성구로, ‘아스달 연대기’(2019)의 잎생으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2020)의 한현호로, ‘스위트홈’의 정의명으로, ‘빈센조’(2021)의 황민성으로 이밖에도 수많은 작품에서 연기했고 작품의 흥행 여부와는 별개로 매번 주목을 받았다.


김성철의 평소 습관도 ‘관찰’이다.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날 걸 대비해 경험의 폭을 넓히기 위함이다. 그 덕에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항상 입체적이란 평이 잇따른다. 뿐만 아니라 캐릭터에 타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그 캐릭터를 여러 조각으로 쪼개고, 또 쪼개는 것이 그의 일이다. 그 덕에 김성철의 연기 세계는 더 촘촘하고, 탄탄하게 그리고 팽팽하게 확장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슬기로운 감빵생활' 법자, '아스달 연대기' 잎생, '빈센조' 황민성, '스위트홈' 정의명 ⓒtvN, 넷플릭스

이 모든 과정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건 ‘기본기’다. 뮤지컬 무대에 오르던 그를 대중매체에 처음 소개한 장본인이기도 한 신원호 PD는 ‘원석 발굴러’로 통한다. 신원호 PD는 김성철에 대해 “발성이 좋고 기본기가 탄탄한 배우”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실제로 김성철은 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을 오가며 기본기를 쌓아왔고, 그 중에서도 옹골진 발성으로 많은 작품 속, 수많은 배우들 사이에서도 대중의 시선을 단번에 끌 수 있었다.


사실 신원호 PD보다 그를 먼저 알아본 건 조승우였다. 조승우는 2016년 제5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 당시 주목하는 후배로 김성철을 언급한 바 있다. “나를 자극시키는 배우”라는 극찬으로 ‘조승우의 남자’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신원호 PD와 조승우, 두 사람이 김성철을 찾아낸 것처럼 기본기가 탄탄한 배우, 주어진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배우는 언젠가, 누군가에 의해서라도 결국 눈에 띄게 되어 있다.


탄탄한 기본기를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드는 법을 찾아낸 그는 이제 무대와 스크린 그리고 브라운관에서 스쳐지나 가더라도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멈춰 서게 하는 흡인력을 가진 배우가 됐다. 김성철은 그저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배우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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