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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헬로스테이지] “이게 바로 뮤지컬”…‘썸씽로튼’의 유쾌한 신선함


입력 2022.01.30 10:18 수정 2022.01.29 18:19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4월 10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

세기의 천재 셰익스피어의 등장으로 밥줄이 끊길 위기에 처한 닉 바텀이 노스트라다무스의 조카라고 주장하는 엉터리 예언가 토마스를 찾아가 미래를 점친다. 미래를 내다본 토마스는 히트작에 목마른 닉 바텀에게 답한다. 그건 바로, ‘뮤지컬.’


ⓒ엠씨어터

뮤지컬 ‘썸씽로튼’은 셰익스피어의 연극에 맞서 인류 최초의 뮤지컬을 제작하게 된 바텀 형제의 분투를 그린 코미디다. 1595년 낭만의 르네상스 시대, 당대 최고의 극작가 셰익스피어에 맞서 인류 최초의 뮤지컬을 제작하게 된 바텀 형제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이 작품은 작곡가 웨인 커크패트릭의 기발함에서 시작됐다.


올리는 공연마다 망하고, 후원마저 끊기면서 거리로 내몰릴 처지에 놓인 닉은 토마스의 예언대로 연극과 노래, 춤을 결합한 새로운 장르의 공연 ‘뮤지컬’을 선보이기로 한다. 이 과정에서 ‘썸씽로튼’의 가장 큰 매력이 드러난다. 미래를 내다본 토마스가 ‘어 뮤지컬’을 부르는 순간이다.


‘레미제라블’ ‘싱잉 인 더 레인’ ‘노트르담 드 파리’ ‘애니’ ‘코러스 라인’ 등은 물론 국내 공연에서만 만날 수 있는 ‘서편제’ 그리고 ‘맘마미아’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 하이드’ ‘위키드’ ‘렌트’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캣츠’ 등 여러 뮤지컬의 넘버와 춤, 장면의 모티브를 조금씩 가져와 패러디의 향연을 펼친다. 공연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웃음이 터지고, 패러디한 작품들을 알아내기 위한 사투가 벌어진다.


이지나 연출가는 “‘어 뮤지컬’ 넘버는 대사에 한국 관객들은 잘 모르는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작품이 많았다”면서 “그래서 한국 관객들에게 친숙한 작품, 창작 뮤지컬도 넣고, 김성수 음악 감독의 의미 있는 작품들도 조금씩 넣었다”고 설명했다.


ⓒ엠씨어터

뿐만 아니라 닉은 셰익스피어가 쓸 역작을 미리 알아내 뮤지컬로 만들기 위해 다시 한 번 토마스를 찾는다. 돌팔이 예언가 토마스는 ‘햄릿’(Hamlet)을 온전히 예언하지 못하고, ‘H’를 빼놓은 채 ‘오믈릿’(omelet)만 읽어낸다. 닉은 곧이곧대로 예언가의 말을 믿고 오믈릿을 주제로 한 공연을 만들기 시작한다.


여기에서도 우리가 아는 기존의 ‘햄릿’ 이야기에 다양한 뮤지컬 장면들이 섞여 들어간다. 빈약한 예지력으로 훔쳐본 작품이 제대로 된 공연으로 나올 리 없다. 공연은 갈수록 엉망진창이지만, 객석의 웃음은 더 커진다.


이밖에도 ‘썸씽로튼’은 셰익스피어의 또 다른 작품 ‘베니스의 상인’의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을 바텀 극단을 후원하는 ‘공연 덕후’로 그리거나, ‘햄릿’을 원래 닉의 동생인 시인 ‘나이젤’이 썼고 셰익스피어가 원고를 훔쳐 내놓은 것으로 그리기도 하는 등 기발하고 재기발랄한 요소들이 듬뿍 담겨 있다.


물론 뮤지컬을 얼마나 많이 보고, 많이 아느냐에 따라 작품의 재미가 깊어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충분히 공감하고 즐길 수 있도록 쉽게 번역해낸 점도 박수를 받을 만 하다. 여기에 강필석·김동완·이충주·양요섭(닉 바텀), 최재림·서경수·윤지성(셰익스피어), 임규형·황순종(나이젤 바텀) 등 배우들의 연기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4월 10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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