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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익숙한 듯 새롭게…스포츠에 숟가락 ‘제대로’ 얹은 예능들


입력 2022.02.20 09:02 수정 2022.02.20 09:03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국대는 국대다’→‘올 탁구나!’

스포츠 예능 봇물

이미 예능가의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잡은 스포츠 예능이지만, 출연자들의 성장 서사가 마무리되면 더 이상 전개를 이어나가기가 힘들어 긴 성공은 힘들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었다. 그러나 ‘골 때리는 그녀들’이 각본 없는 드라마와도 같은 스포츠의 매력에 집중하면서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예능가도 더 적극적으로 이 흐름에 발을 맞추기 시작했다.


최근 tvN ‘올 탁구나!’, JTBC ‘언니들이 뛴다-마녀체력 농구부’(이하 ‘마녀체력 농구부’), MBN ‘국대는 국대다’, KBS2 ‘우리끼리 작전타임’, 채널A ‘슈퍼 DNA 피는 못 속여’ 등 새로운 스포츠 예능들이 대거 시청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방송가의 고질적인 ‘포맷 겹치기’ 문제가 다시금 우려를 유발하기도 했지만, 연예인들의 스포츠 도전기를 넘어 다양한 포맷으로 차별화를 추구하며 피로도를 낮추고 있다.


ⓒMBN, KBS

JTBC ‘뭉쳐야 찬다’와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 현재 두 시즌째 방송되면서, 스포츠 예능도 폭발적인 호응을 끌 수 있는 장르라는 것이 입증됐다. ‘뭉쳐야 찬다’는 스포츠 스타들이 축구팀을 결성해 아마추어 축구팀들과 대결을 펼치는 예능이다. 각자의 분야에서는 레전드로 꼽혔던 선수들이 축구에서는 미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반전 매력을 느끼게 했으며, 이후 이들의 성장기부터 흥미진진한 경기까지 드라마틱하게 담기면서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여성 연예인들의 축구 도전기를 담는 ‘골 때리는 그녀들’ 또한 출연자들의 치열한 사투를 제대로 담는데 집중하면서 지난해 여성 축구 열풍을 이끌었다.


이후 등장 중인 새로운 예능들도 단순히 인기 소재에 편승하는 것이 아닌, 나름의 고민과 뚜렷한 색깔들을 담아내며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첫 회 3.2%, 2회 5.5%를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MBN 예능프로그램 ‘국대는 국대다’는 먼저 스포츠 예능의 묘미인 경기의 긴장감을 살짝 비틀어 좋은 변주의 예가 되고 있다.


과거 스포츠 레전드였으나 현재는 은퇴한 선수가 다시 훈련하여 현역 선수와 대결하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전 탁구선수 현정화가 현역 국가대표 서효원과의 대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은퇴한 선수가 현역 선수와 대결한다는 점에서 우선 기본적으로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여기에 현정화가 털어놓은 ‘국가대표’의 무게감부터 다시금 훈련에 돌입하며 의지를 다지는 과정에서 의외의 감동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섭외 대상의 차별화를 통해 단순히 경기의 박진감 그 이상의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간 방송에서 깊이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종목으로 신선함을 유발하기도 한다. tvN ‘올 탁구나!’는 연예계 숨은 탁구 고수들을 찾아 진짜 왕을 가리기 위한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익숙한 종목이지만, 예능의 주인공이 되지는 못했던 탁구는 현재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앞서 ‘1박 2일’과 ‘신서유기’ 등에서 종종 탁구 대결을 펼치곤 했던 강호동과 은지원이 주축이 돼 전 야구선수 정근우와 배우 박은석, 이태환, 가수 강승윤, 신예찬, 방송인 이진호 등 탁구 고수들이 대거 참여 중이다. 멤버 발탁 과정을 통해 흥미를 유발하고, 일부 탁구 초보들의 성장기를 예고하는 등 전개 과정 자체는 새롭지 않지만, 빠른 속도로 전개되며 순식간에 결과가 뒤집히곤 하는 탁구 그 자체의 매력이 차별점이 되고 있다.


스포츠 스타와 그들의 자녀가 함께 출연, 관찰 예능을 접목시켜 또 다른 그림을 만들어내는 프로그램도 있다. ‘우리끼리 작전:타임’과 ‘슈퍼 DNA 피는 못 속여’가 그 예다. ‘우리끼리 작전:타임’은 스포츠 스타 부모와 같은 길을 걷는 그 자녀들의 일상을 담는 프로그램이며 ‘피는 못 속여’는 슈퍼 DNA를 가진 부모와 스포츠 스타를 꿈꾸는 자녀들의 애증의 관계를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다. 때로는 엄하게 자녀들을 교육하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공감하는 고충을 솔직하게 나누면서 진정성을 획득하고 있다.


물론 인기 소재를 향한 쏠림 현상이 아쉽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럼에도 대다수의 프로그램들이 소재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깊은 고민을 담아내며 가능성을 확장시키고 있다. 이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겠지만, 각 프로그램의 새로운 시도들이 ‘스포츠 예능’이라는 장르의 ‘롱런’을 기대하게 한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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