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코로나19 이후 국내에서 최다 인원이 모이는 콘서트를 연다. 앞서 지난해 11월 말부터 12월초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나흘 동안 총 21만명의 관객을 모은 것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국내에선 문체부가 코로나19 이후 허가한 대중음악 콘서트 중 가장 많은 인원으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체부와 대중음악계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이 3월 10일과 12~13일 잠실종합운동장 서울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치는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에는 총 4만5000명이 모인다. 회당 1만5000명씩이다.
이번 방탄소년단 이전, 위드코로나 기간 열렸던 대중음악 콘서트 중 가장 많은 인원이 몰렸던 공연은 나훈아와 NCT127으로, 각 5000명 수준이다. 다만 이들 콘서트는 각각 올림픽 체조경기장과 고척스카이돔과 같은 실내 공연장에서 진행됐다.
방탄소년단의 이번 공연은 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실외에서 진행되는 터라 인원이 늘어난 셈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공연 승인을 진행했는데 날씨 때문에 실내 공연으로 진행돼 인원 규모가 적었다”며 “방탄소년단 콘서트는 실외 단독 공연이라 인원 제한을 완화하는 것으로 지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현재 당해 시설 수용가능 인원(좌석 수 기준)의 50% 이내, 실내시설의 경우 최대 4000명 이내에서 공연을 승인하고 있다. 방탄소년단 콘서트의 경우 올림픽 주경기장 좌석수(약 6만5000석)의 50%에 훨씬 못 미치는 1만5000명을 신청해 공연이 가능했던 셈이다.
다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지난 18일 10만명을 넘어선 이후 9만∼10만명대를 유지하다 22일 기준 17만명으로 폭증세를 보이는 등 오미크론 변이가 무서운 기세로 확산함에 따라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도 ‘조건부 승인’ 됐다. 문체부는 방역관리 인원을 입장 인원의 5%로 마련할 것을 단서로 달았고, 관객 모두에게 접종 증명·음성 확인제를 적용하도록 했다. 콘서트 당일 현장 점검에도 나설 계획이다.
현재 가요계에도 오미크론 여파가 거세다. 2am과 ‘미스트롯2 TOP4’ 콘서트, 김재환 등은 직접적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콘서트를 취소했고, 라비, ‘내일은 국민가수 TOP10’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공연을 연기하는 등 콘서트 개최를 두고 고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음악 콘서트 업계는 방탄소년단의 콘서트가 코로나 시대 대중음악 콘서트 재개의 시발점이 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을 시작으로 3월부터 가수 겸 뮤지컬 배우 김준수, 레드벨벳, 이승철, 이문세, ‘내일은 국민가수 TOP10’ 전국 투어, 트레저, ‘싱어게인2 TOP10’ 전국 투어 등의 콘서트들이 줄지어 팬들을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한 공연 관계자는 “대중음악 콘서트 업계는 그간 다른 장르보다 더 엄격한 규제를 받아왔던 터라 오프라인 콘서트 관련 회복이 더뎠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과거 오미크론 관련 대응 방법이 명확치 않았던 때와 달리, 이젠 정부에서도 본격적으로 대중문화 산업을 위한 안전한 장치를 마련하고 방역 체계를 완화하는 등의 움직임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의 콘서트가 안전하게 열릴 경우 대중음악 콘서트 업계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