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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오디션·경제 예능 봇물 속…공영방송 KBS의 ‘유익한’ 접근


입력 2022.04.20 08:16 수정 2022.04.20 08:16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자본주의학교’ 10들 위한 경제 교육에 방점

‘아기싱어’, ‘과정’에 집중하는 음악프로그램으로 호평

돈벌이에 대한 이야기를 교육적으로 풀어내고, 경연이 아닌 함께 만들어가며 음악의 즐거움을 전하기도 한다. KBS가 경제, 오디션 등 시청자들의 관심사들을 반영하면서도 의미를 놓치지 않는 공익적 접근으로 편안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치열한 서바이벌, 또는 뜨거운 갈등과 화해를 담는 이혼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 파격적인 콘셉트의 예능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KBS가 신작 예능들을 통해 공영방송의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7일 경제 교육이 필수인 시대를 살아가는 10대들의 경제생활을 관찰하고, 자본주의 생존법을 알려주며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금을 기부하는 과정까지 담는 KBS2 경제 관찰 예능 ‘자본주의학교’가 첫 방송을 시작했다.



ⓒKBS 캡처

지난 파일럿 방송 당시 직접 그린 그림을 담은 머그컵, 이모티콘으로 만든 그립톡을 판매하며 높은 수익을 올렸던 고 신해철의 딸 하연과 아들 동원은 ‘마왕티콘’ 상표권을 등록하며 새로운 개념을 배웠다. 현주엽의 아들 준희, 준욱과 윤민수의 아들 후 또한 나름의 방식으로 경제 활동에 돌입하며 이후 결과들을 궁금하게 했다.


아이들의 기상천외한 경제 활동이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 지켜보는 재미도 물론 있다. 여기에 ‘자본주의학교’는 파일럿 방송 당시 다소 위험한 투자로 수익률 꼴찌를 기록한 정동원이 이를 통해 어떤 배움을 얻는지를 함께 다루면서 ‘교육’에 방점을 직는 모습을 보여줬고, 이를 통해 ‘유익하다’는 평까지 끌어냈었다.


카카오TV ‘개미는 오늘도 뚠뚠’, MBC ‘개미의 꿈’ 등 주식, 부동산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반영하는 경제 예능들이 꾸준히 제작되는 상황에서, ‘자본주의학교’는 ‘돈’에 대한 직접적인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공익성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자본주의학교’가 주식, 부동산을 본격적으로 다루며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모두가 관심 있는 경제라는 소재를 유익하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KBS는 신작 예능들을 통해 시의적절한 주제를 다루면서 의미 있는 접근을 보여주려는 시도들을 이어가고 있다. 음악과 경연이라는 인기 소재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준 프로그램 ‘아기싱어’가 또 다른 예다. 연예인 초보 동요 프로듀서들과 아기 싱어들이 함께 동요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담는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힐링 프로그램’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동요를 부를 아이들을 선발하고 프로듀서들이 선발된 아이들과 함께 동요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담지만, 여느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들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아이들의 귀여운 면모도 물론 프로그램의 관전 포인트지만 동요 만들기에는 처음 도전하는 프로듀서들이 아이들과 함께 동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면서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연출을 맡은 박지은 PD 또한 제작 발표회 당시 “‘아기싱어’는 경쟁을 지향하고 탈락시키는 프로그램이 아니”라며 “노래 실력만으로 줄세우기를 했다기보다는 2022년 대한민국에 사는 대표 어린이들로 정했다”고 설명했었다. 음악 경연이라는 콘셉트를 아이, 동요에 접목하고 이에 적합한 프로그램 방향성을 보여주면서 기존의 음악 오디션들과는 다른 재미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 외에도 송가인, 임영웅, 김호중, 홍자, 박서진, 임창정, 신화 등 스타의 팬에 대해 조명하는 ‘주접이 풍년’은 방송 초반 트로트 열풍의 긍정적 이면을 담아내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트로트 가수만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그러나 트로트 열풍 이후 젊은 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덕질’에 빠져든 다양한 어른들의 이야기를 통해 덕질의 긍정적인 면을 담아내며 화제성과 의미 모두를 잡았다.


각종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는 헤어진 연인, 또는 이별 직전의 커플들이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서는 새로운 콘셉트의 연애 프로그램들이 방송되고, 케이블에서는 이혼한 커플들의 갈등, 화해를 적나라하게 다루는 등 독한 콘셉트의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고 있다. 날것의 매력을 강조한 서바이벌 프로그램도 다수 방송 중이다.


이 가운데 KBS는 공영방송 특성상 마냥 파격적인 시도를 할 수는 없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1박 2일’, ‘살림남2’, ‘같이 삽시다’ 등 굵직한 장수 예능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기도 하지만,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화제성을 주도하는 주목도 높은 프로그램은 아니다. 지난해 말 종영한 ‘오늘부터 무해하게’를 통해서는 환경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등 시의적절한 주제들을 담으며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했으나, 공익성에 지나치게 방점이 찍혀 있어 이렇다 할 화제를 만들어내진 못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신작들이 만들어내는 결과들이 더욱 반가움을 유발 중이다. 지금의 관심사를 적절하게 반영해 흥미를 자아내면서도 공익성을 아우르는 균형감각을 보여주면서 공영방송의 의미를 보여주고 있는 KBS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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