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핵심 나승철 변호사, 檢조사 받아

나승철·이태형, 이재명 부부 연루 사건 변호 맡고 경기도 고문변호사 역임

지난 3월 말 검찰 소환 조사받은 사실 뒤늦게 확인

검찰, 나승철 수임료 내역 파악 가능한 세금계산서·수임계약서 확보

나승철 “일반 수임료보다 낮은 가격에 일을 맡았다” 진술

민주당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중앙선대위 출범식 발언하는 이재명.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대선 후 이 전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 및 경기도 고문 변호사를 맡았던 나승철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를 소환 조사했다고 문화일보가 보도했다.

12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 김종현)는 지난 3월 말 나 변호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당시 검찰은 나 변호사에게 이 전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를 맡게 된 경위와 구체적 수임료 및 경기도청·산하기관 고문 변호사, S사 사외이사 활동 경위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나 변호사의 수임료 내역을 파악할 수 있는 세금 계산서와 계약서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 변호사는 "이 전 후보 선거법 재판에서 정상적으로 수임료를 받았고, 경기도청 고문 변호사 등은 다른 변호사가 안 하려고 해 일반 수임료보다 낮은 가격에 정상적으로 일을 맡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나 변호사는 이 전 후보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연관된 인물이다. 2020년 무죄가 확정된 이 전 후보의 2019~2020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3심과 파기환송심 변호인으로 활동했다. 또한 경찰의 '혜경궁 김씨' 수사 과정에서 이 전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 변호도 맡았다. 이후 경기도·산하기관 고문 변호사로 임명돼 40여 건의 소송에서 약 2억원을 수임료로 받고, 지난해 대선 경선에서 이 전 후보에게 고액을 후원한 S사 계열사의 사외이사를 맡았다.

이 전 후보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나 변호사를 포함해 고위 법관 출신 등 30여명으로 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인단을 꾸렸지만, 수임료는 2억5000만원만 썼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본인 사건을 맡은 변호사들에게 경기도 고문료 등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수임료를 대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전 후보 선거법 위반 재판 변호를 맡았던 이태형 변호사는 수임료로 현금 3억원, S사 주식 약 20억원을 받았다는 진위가 불분명한 제3자 녹취록도 공개됐다. ‘깨어있는 시민연대’는 이 전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다.

앞으로 검찰은 나 변호사 등 선거법 위반 재판에 참여한 변호사들의 고문 변호사 활동, S사 계열사 사외이사 임명 과정 등이 정상적이었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이 전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경기도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 이 전 후보에 대한 강제 수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 고문의 또 다른 측근 이태형 변호사도 같은 날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 변호사는 나 변호사와 함께 이재명 상임고문의 부인 김혜경씨의 혜경궁 김씨 사건을 맡았으며, 2018~2020년 이재명 상임고문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3심과 파기환송심 사건 변호인단 주축으로 활동했다.

검찰은 수임료로 얼마를 받았는지, S사 계열사 사외이사에 선임된 경위 등을 집중 추궁했으며, 수임료 내역이 담긴 영수증 등 관련 자료를 제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