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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마사지 샵에서 성폭행 당해…그런데 남자친구만 구속됐습니다"


입력 2022.05.15 15:58 수정 2022.05.15 15:59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한 여성이 친구와 함께 간 마사지샵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며 강력한 처벌과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어플을 통해 건전마사지를 예약했는데 친구와 저, 둘 다 성폭행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10일 안산 단원구 고잔동의 한 마사지샵에서 발생했다.


작성자 A씨는 "어플을 통해 건전마사지샵을 예약했다"면서 "이곳은 포털사이트에서도 검색되는 업체였고, 후기도 있어서 끔찍한 일을 당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타이마사지를 받기로 했었지만 마사지샵을 방문했을 때 카운터에 있던 남자는 자꾸 아로마 마사지를 강요했고, 결국엔 그걸 받기로 하고 결제했다"며 "커플룸은 꽉 차 있어서 2명이 동시에 마사지를 받을 수 없으니 각자 다른 룸으로 안내하겠다고 하더라"라고 떠올렸다.


A씨는 "제 방에 한국인 남자가 마사지사로 들어왔고, 저는 마사지를 받다 노곤해져 잠이 들었다"며 "제가 눈을 떴을 때는 그 사람에게 힘으로 제압당해 강간을 당하고 있었다"고 피해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너무나 놀랐지만 제가 소리를 지르거나 움직이면 밀폐된 공간에서 폭행을 당할 것 같다는 두려움에 반항도 하지 못했다"며 "성폭행범은 끝까지 성행위를 이어갔다. 두렵고 무섭고 죽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고 털어놨다.


ⓒ네이트판 ⓒ네이트판

당시 A씨의 친구도 유사 강간을 당했다고 한다. A씨는 "친구는 잠이 들지 않아 성기 삽입은 당하지 않았다고 한다. 친구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그 성폭행범이 강제로 손가락을 삽입했다고 했다"면서 "성폭행범이 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황급히 친구와 마사지샵을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이후 A씨와 친구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DNA, 정액채취, 혈액검사 등 해바라기 센터와 단원병원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다고.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의 남자친구는 격분했고, 성폭행범과 만나게 됐다고 한다.


A씨는 "성폭행범이 제 남자친구에게 수차례 연락해 만나자고 했고, 사과하겠다는 문자와 전화가 계속 와 결국엔 남자친구와 남자친구의 지인 3명이 성폭행범과 만나게 됐다"며 "성폭행범은 사과하겠다고 해놓고서는 녹음기를 몸에 숨기고 나왔다. 만남은 CCTV가 있는 곳에서 이뤄졌다. 가해자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고, 농락하는 것 같은 행위에 남자친구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폭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어 "성폭행범은 처음부터 그걸 노리고 만나자고 한 것 같다. 가해자는 경찰에 제 남자친구를 폭행으로 신고했다"며 "경찰서에서는 제 남자친구 진술을 들어주지 않고 성폭행범의 폭행진술만 믿었다. (남자친구는) 현재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청계로부터 그 이후로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는 A씨는 "답답한 마음에 청문감사실에 직접 찾아가 사건 경위를 묻기도 했다"며 "그 후 여청계에서 '성폭행범을 체포하러 갔으나 문을 안 열어줘서 그냥 왔다'는 전화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피의자 조사는 한 달이 되는 시간 동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저는 수사촉구요청서를 내러 갔으나 청원감사실이나 민원실은 서로 책임을 돌리며 안 받는다고 반려했다"며 "당황스럽고 이해가 안 됐지만 그냥 나올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남자친구는 휴학계를 내고 아프신 어머님과 동생을 위해 물류창고, 일용직으로 일을 해왔다. 성폭행을 당하고, 남자친구가 구속된 걸 생각하면 눈물만 난다. 대체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하나"라며 "물론 폭력은 어떠한 형식으로도 정당화 될 수는 없지만 저는 제 남자친구를 탓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디 건전마사지샵이라고 홍보하면서 성폭행하는 가해자들을 단죄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며 “여러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A씨 남자친구 B씨는 지난달 10일 오후 11시 50분쯤 지인 3명과 함께 A씨가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한 해당 업소의 업주 겸 마사지사를 차량으로 납치해 안산 지역 곳곳을 다니며 둔기 등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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