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선, 환경규제와 고유가로 최근 수요 ↑
높은 인기에 LNG선 가격도 강세
조선사, 적자 딛고 실적 개선 기대
고유가로 산업계 곳곳이 울상인 것과 달리 조선업계는 오히려 표정관리에 애쓰는 모습이다. 원유 대안으로 천연가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인기가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높은 인기에 힘입어 LNG 운반선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LNG 운반선은 환경규제와도 맞물려 발주가 지속될 전망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조선업계에 '단비'가 돼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7일 조선업계는 올해 LNG 운반선을 중심으로 수주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23년부터 적용하는 환경규제와 맞물려, 고유가 대안으로 가스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06.51달러를, 브렌트유는 113.1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부터 70달러를 넘어선 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수급 불안으로 올해 초부터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고유가 대안으로 천연가스가 주목 받고 있는 데다, 대러시아 제재를 추진중인 유럽이 천연가스 수입선을 다변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LNG 운반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LNG 운반선이란 천연가스를 운반하기 위해 건조된 선박으로,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힌다. 발주가 점진적으로 늘고 있는 LNG 추진선은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이며 이중연료 추진 기술이 접목된 LNG선은 기존 선박 연료인 벙커C유와 LNG·LPG 등 가스 연료를 함께 사용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환경 규제 영향과 더불어 고유가로 LNG운반선선 수요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며 “LNG운반선은 이중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름만 사용하는 선박에 비해 운영비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급부상한 LNG운반선 인기에 선가도 덩달아 상승 중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17만4000m³ 이상 LNG운반선 가격은 2억2700만 달러(약 2924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대비 21% 상승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 최근 발주가 많이 나오면서 선가도 자연스럽게 상승하고 있다”며 “지금 발주할 경우 2026년에 건조가 완료되는데 이보다 더 빨리 받고 싶어 하는 선주들은 추가적인 금액 부담도 서슴치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최근 LNG운반선으로 역대 최대 규모 수주로 업계 내 신기록을 써냈다. 버뮤다 지역 선주로부터 17만4000㎥급 LNG 운반선 12척을 수주했으며 수주 금액은 3조3310억원이다. 같은 날 아프리카 지역 선주로부터도 LNG 운반선 2척을 추가로 수주해 하루에만 3조9000억원의 수주를 달성했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도 두 배 가량 늘어난 수주 금액으로, 올해 수주 목표치 절반이상을 채웠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치의 77.6%(111척, 135억4000만달러)를, 대우조선해양은 66.6%(26척, 59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같은 수주에 힘입어 조선사들의 실적은 내년부터는 개선될 전망이다. 앞서 1분기 한국조선해양은 3964억원, 대우조선해양은 4701억원, 삼성중공업은 9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여러 가지 대내외적 불확실성 요인은 존재하지만 내년을 기점으로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조선 3사의 수주 총액은 총 466억 달러(59조8297억4000만원)로 수주목표(317억 달러)를 47% 초과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