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팽나무, 천연기념물 지정조사 예정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의 벽을 허물고, 약자를 향한 배려의 자세를 보여주는 등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며 시청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이 가운데, 드라마에 등장한 팽나무의 아름다운 경관이 화제가 되면서 실제 이 나무의 가치도 재조명되고 있다. 드라마 내적인 메시지는 물론 외적으로도 긍정적인 여파가 이어지면서, 잘 만든 작품이 미칠 수 있는 큰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8회에서는 도로 건립 계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소덕동 주민들이 우영우(박은빈 분) 등과 함께 마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우영우를 비롯한 동료 변호사들이 소덕동을 직접 방문해 그곳의 따뜻함을 느끼는 과정에서 마을의 고즈넉한 풍경과 그곳 주민들의 넉넉한 인심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었다.
방송 직후 드라마의 내용이 남긴 여운은 물론, 촬영지인 소덕동과 마을을 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팽나무의 존재에 대해서도 관심이 쏟아졌다. 이 나무는 경남 창원시 북부리의 한 마을에 위치해 있었으며, 창원시 보호수로 지정돼 관리를 받고 있었다.
직접 그곳을 방문해 풍경을 즐기는 관광객들까지 생겨나면서 해당 나무의 가치도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5일 문화재청은 드라마에 등장한 창원 북부리 팽나무에 대한 실제 문화재적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천연기념물 지정조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만간 천연기념물분과 문화재위원 등과 함께 이 나무의 역사와 생육상태 등 문화재적 가치를 현장 조사할 예정이며, 마을 주민과 지자체와 함께 천연기념물 지정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드라마, 영화 속 촬영지가 관심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최근에만 해도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가 인기리에 방송되면서 촬영지인 포항에 많은 사람들이 몰린 바 있으며, ‘우리들의 블루스’ 방송 이후 제주의 특정 촬영지로 더욱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등의 사례들이 있었다. 혹은 ‘킹덤’ 시리즈에서는 이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창덕궁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담아내면서 우리나라 궁궐의 매력을 다시금 부각하기도 했다.
여기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처럼 천연기념물 지정이 논의될 만한 가치를 지닌, 많은 이들이 미처 몰랐던 장소를 발굴하는 의미 있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앞서 드라마 ‘호텔 델루나’를 비롯해 다양한 드라마에 등장하며 많은 관광객들을 모았던 충청남도 부여군 임천면 군사리 가림성에 위치한 느티나무가 지난해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바 있다. 영화 ‘타짜’에 등장하며 유명해진 군산 중국 음식점 빈해원이 지난 2018년 등록문화재로 지정이 되기도 했다.
물론 영화, 드라마 출연 여부에 따라 가치가 결정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처 몰랐던 장소를 발굴해 알려주거나 또는 관심을 환기하는 등의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영향은 물론, 영화나 드라마 속 장면이 각 지자체의 제출 자료로 활용이 되는 경우들도 있었다.
‘이상한 드라마 우영우’에서 팽나무는 소덕동의 아름다움을 몰랐던 이들에게, 그곳이 얼마나 가치 있는 곳인지를 알려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었다. 드라마 내용처럼, 공들인 로케이션, 그리고 그 장소를 극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웰메이드’의 매력을 보여준 작품이 현실에서도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