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달라는 식으로 호소하는 상황과 추락하는 잡음까지 다 저장"
"검찰,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통해 매우 적극적인 고의 인정"
법의학 소견서 '윗배 눌린 자국'…"자발적 추락 아냐, 작위 살인 추정" 분석
"'밀었다'→'기억 안난다' 진술 번복, 중요한 증거"…9월 1일 첫 공판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인하대 사건 가해자의 휴대전화에 담긴 피해자의 살려달라고 호소하는 음성과 추락하는 소리 등이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지난 16일 KBS '용감한 라이브'에 출연해 해당 가해자 A(20)씨의 휴대폰 영상과 관련해 이같이 밝히고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 일어났던 상호작용을 추정할 만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창틀 사이에서 (피해자를) 강간을 하려는 것 같은, (피해자가) 비명을 지르며 살려달라는 식으로 호소하는 상황과 추락하는 잡음까지 다 저장돼 있다"며 "검찰이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A씨의 매우 적극적인 고의를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법의학 감정 소견에서 피해자의 '깨끗한 손'과 '윗배가 눌린 자국'과 관련해서는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넘어간 게 아닌 것"이라며 "(피해자가) 거기서 떨어져도 그만이라는 정신 상태가 아니면 그런 위험한 짓을 할 수 없다. 그런 부분이 작위 살인을 추정하게 만드는 지점"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피해자가 추락한 뒤 녹음된 피의자의 목소리에 대해 "욕설까진 아니어도 '낭패'라는 듯한 의성어가 남아 있었다"며 "범행 시점에 A씨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A씨의 진술 번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초기 경찰조사에서 A씨는 "폭행을 시도하다가 (창문에 몸이 걸쳐 있던) 피해자의 몸을 밀었다"고 진술했다고 했으나 이후 검찰 조사에서는 "드문드문 기억이 나지만 추락한 상황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잠에서) 깨어보니 집이었다"고 주장을 바꿨다.
이 교수는 "초동 수사 단계에서 본인에게 치명적인 진술을 이미 뱉었는데 번복을 한 심리 상태도 중요한 증거"라며 "보통 자기에게 불리하게 진술을 번복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A씨에 대한 첫 공판은 다음달 1일 오전 11시 30분에 인천지법 제12형사부 심리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