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화장실에서 동료인 20대 역무원을 살해한 전모 씨가 최소 11일 전부터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경찰에 포착됐다. 아울러 전씨는 범행 당일 오후 3시께 정신과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 3일 지하철 6호선 구산역에서 역무원 컴퓨터를 이용해 피해자의 근무지 정보 등을 확인했다.
전씨는 당시 역무원에게 "휴가 중인 불광역 직원인데 내부망을 사용하겠다"고 거짓말한 뒤, 서울교통공사 내부망인 '메트로넷'에 접속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나아가 전씨가 계획 살인를 저지른 정황은 범행 당일에도 포착됐다. 경찰은 전 씨가 범행 전 피해자의 옛 주거지를 최소 2차례 이상 찾아간 사실을 확인했다.
이외에도 전씨는 이날 오후 3시께 정신과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받아 형량 감경 등을 주장하려는 계획이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전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우발적 범죄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전씨가 피해자의 고소로 기소된 사건의 재판 과정에서 앙심을 가졌다고 진술한 점, 범행 당일 일회용 승차권으로 지하철을 탑승한 점, 범행 시 일회용 위생모를 쓴 점 등 여러 정황을 고려해 혐의를 형법상 살인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으로 변경했다.
경찰은 오늘(19일) 피의자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전 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