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구서 홍준표·안철수 회동
홍준표 대구시장과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21일 회동해 "당이 빨리 정상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두 사람은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만났다. 홍 시장은 "서울에서 요즘 하는 거 보니까 진짜 기가 막힌다. 어떻게 당이 저렇게 운영이 되냐. 당이 빨리 좀 정상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안 의원도 "맞다. 저도 마찬가지여서 저는 그냥 지난달 말에 한마디만 하고 그다음부터는 가만히 있다"고 답했다.
홍 시장은 "아니 뭐 서로 조롱하고, 조롱 정치만 해 오는 거 보고 저래(저렇게) 되면 나중에 감정이 격해져서 그게 봉합이 안 되고 통합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천신만고 끝에 정권을 잡았는데 정권 잡고 난 뒤에 이런 식으로 지리멸렬하고 매일같이 한두 마디 툭툭 던지는 조롱 정치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또 모든 사안을 법원에 끌고 가서 법원을 통해서 해결하려면 그건 정치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중앙이 잘 돼야 지방도 잘 된다. 그렇지 않냐"며 "안 대표(국민의당 시절 대표)님이 역할을 제대로 좀 해 주셔야 한다"고 했다.
안 의원도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인데 이걸 법원에 갖고 간 것 자체가 잘못됐다"면서 "빨리 결론을 내달라고 가처분 소송이 있는 건데도 판사가 일부러 시간을 2주 끌었다는 것은 판사 마음에는 시간을 먼저 줄 테니까 정치적으로 해결해 달라라는 뜻 같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당 대표를 징계하는 것도 한국 정치사상 처음이고 징계당한 당 대표가 밖에 나가서 당을 모질게 저래 공격하는 것도 한국 정치사상 처음, 징계당한 당 대표가 매일같이 가처분 신청하는 것도 한국 정치사상 처음"이라면서 "비정상적인 구조로 정부 여당이 움직이기에 지지율이 안 돌아온다"고 했다.
또 "상대방이 조롱해도 그냥 웃어넘기고 그게 제대로 된 정치인데 요즘 뭐 양 진영에서 하는 거 보면 서로 조롱하는 데만 열중을 하니까 봉합이 돼도 마음의 앙금이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 의원은 이에 "지금은 정도를 넘은 것 같다"면서 "정기국회 기간인 만큼 빨리 여당으로서 정기국회 제대로 마무리 짓고 빨리 전당대회를 통해서 당을 정상화하는 쪽으로 의원들과 이야기를 하고 설득하겠다"고 했다.
당 사태의 해결방안에 대해 안 의원은 "주호영 원내대표라든지 아니면 비대위원장으로 뽑힌 정진석 위원장이 나름대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시기 같다"면서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나 가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설득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홍 시장은 "그건 안될 것"이라며 "지금 가처분 그런 게 지금 한두 건이 아니잖나. 타협에서 넘어가 버렸다. 이제는 둘 중의 하나는 죽어야 한다"고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한편 홍 시장은 "대구·경북에서는 안 대표님 지지세가 상당하다. 제가 안 대표를 참 좋아하죠. 점잖게 하고 안정적으로 하셔서"라고 운을 뗀 뒤 대구·경북 신공항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를 부탁했다.
안 의원은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겠다"면서 "시장님께서 말씀하신 여러 가지 대구시 발전방안도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