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CA 내 15개 가전 브랜드 협력해 상호 연결성 기준 마련
삼성 앱으로 LG 냉장고 작동시키고, LG 앱으로 삼성 오븐 제어해
"기기 연결 뿐 아니라 에너지 사용량 줄이는 '수요 관리' 확대할 것"
삼성 스마트싱스로 LG 에어컨을 켜거나, LG 씽큐로 삼성 냉장고를 관리한다.
집 안 기기 현황을 '스마트싱스' 대시보드에서 한 눈에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다.
삼성의 '초연결 시대' 선언은 곧 다가올 미래의 이야기다. 앱(어플리케이션) 하나로 집안의 모든 기기를 제어·관리할 수 있도록 누구 보다 삼성이 열심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주도해 설립한 통합 연결 플랫폼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HCA 창립 멤버로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한 상호 연결성 기준 마련을 위한 협의를 이끌고 있다. 현재 스마트싱스 가입자는 2억 5000만명 이상이며, 연결된 기기는 1억 800만대로 규모가 크다.
CES 2023 개막일인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 '스마트싱스(SmartThings)', LG전자 씽큐(ThinQ) 앱으로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 가전을 관리·제어하는 현장을 보기 위해 HCA 부스를 찾았다. 참여 가전 브랜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GE, 하이얼, 일렉트로룩스, 아르첼릭, 트레인, 리디지오, 베스텔, LG전자 등이 있다.
지난 1월 출범시 13개의 회원사가 참여했으며, 현재 15개로 늘었다. 협력하는 가전은 생활가전, 공조장치, TV 등 주로 대형가전으로 와이파이(Wi-Fi)가 연결된 구형 제품을 포함한다. 제품군은 TV, 에어컨, 인덕션, 식기세척기, 건조기, 세탁기, 냉동고, 냉장고, 공기 청정기, 오븐, 후드, 로봇 청소기, 제빙기, 가습/제습기, 온수기다.
안내를 맡은 최윤호 HCA의장은 "'모든 앱으로 모든 장치를 제어하자'가 우리의 지난해 미션이었다"면서 "올해에는 기기 연동 뿐 아니라 효율적인 기기 관리로 에너지까지 절감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품은 제품대로 경쟁을 지속하는 한편 스마트홈 연결성은 더욱 확대해 좀 더 큰 미션을 하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HCA 표준 1.0이 적용된 스마트싱스 앱은 소비자들이 주로 쓰는 40여가지의 기능을 구현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앱으로 LG전자의 냉장고 패널색을 바꾸는 최신 기술은 없지만 에어컨을 작동시키거나 건조기를 켜고 끄는 등 일반기능은 15개 브랜드 가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다른 회원사의 스마트 홈 앱을 통해 삼성전자의 가전을 연결하거나 제어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가능하다. 최 의장은 "소비자가 가장 많이 쓰는 기능에 먼저 관심을 뒀다"고 설명했다.
HCA 전시관 내에서는 스마트홈 앱을 활용한 여러 시나리오를 선보였다. 삼성 스마트싱스 앱을 켜고 LG전자 에어컨 전원을 끄자 바로 에어컨 문이 닫혔다. LG 싱큐 앱으로는 삼성 로봇청소기를 작동시키거나 일렉트로룩스 브랜드의 오븐을 실행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HCA는 스마트홈 연결성 뿐 아니라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성에 대한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HCA는 특정 시간대나 일정 시간 동안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수요 관리(Demand Response)'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극심한 폭염이나 한파로 전력 사용량이 공급량을 크게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기기 작동을 늦추거나 멈추는 방식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다. 최 의장은 "기기 전원을 끄거나, 작동을 느리게 하는 방식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라며 "이미 미국은 이런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 에너지(SmartThings Energy)'를 활용하면 가전제품의 총 전력 사용량을 파악해 전력을 많이 쓰는 가전을 관리할 수 있으며, 전력 수요가 높은 폭염이나 한파 시즌의 피크 시간대에는 에너지 사용을 절감하는 'AI 절약 모드'를 설정해 에너지 수요를 조절할 수 있다.
HCA 표준 1.0이 적용된 스마트싱스는 올 상반기 안에 업데이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내년 HCA는 에너지 관리 영역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의장은 "관리하는 가전의 규모가 커질수록 수리 서비스, 보험 보증 등이 활발해진다"면서 "규모가 늘어났을 때 할 수 있는 서비스 등을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