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에 물어보니 95] 마약투약만 '14차례' 돈스파이크 집행유예…왜?

네티즌들 '솜방망이 처벌' 격앙…법조계 "수사 협조는 큰 참작 사유, 재범 우려 없다는 증명 가장 중요"

"비난 무릅쓰고 함께 마약 한 사람들 제보, 더 이상 관계 이어나가지 않고 마약하지 않겠다 의지 표현"

"검찰 구형 만큼 추징금 인정됐다는 것, 필로폰 그만큼 갖고 있었다는 의미…특가법이 형량에 영향"

"재판부, 5년 동안 마약 끊으라며 마지막 갱생 기회 부여…5년 안에 또 마약? 징역 3년 다시 살아나"

돈스파이크 ⓒ 연합뉴스

마약 투약 혐의 등으로 구속된 작곡가 겸 가수 돈스파이크(45·본명 김민수)가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네티즌들은 '또 솜방망이 처벌', '봐주기 판결'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지만, 법조계에선 수사과정에서 적극 협조하고 다시는 마약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기에 집행유예가 나왔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집행유예 5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닌 만큼 재판부가 5년 동안 마약을 끊으라고 마지막으로 갱생 기회를 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오권철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등 혐의를 받는 김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다고 9일 밝혔다. 동시에 재판부는 김 씨에게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80시간의 약물치료강의 수강, 3985만7000원의 추징금을 명령했다.

마약 사건 전문 변호사인 박진실 변호사는 "마약 사범에 대해 기본적으로 가장 많이 보는 것은 마약 재범의 우려가 없다는 것, 그 의지를 증명하는 것이다. 특히 수사에 협조하는 것도 참작할 만한 사유로 크게 보고 있다"며 "김 씨의 경우 수사 협조를 통해 (함께 마약을 한) 사람들에 대한 제보를 한 것으로 보여진다. 함께 마약을 한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무릅쓰고 제보를 한다는 건 더 이상 그들과의 관계를 이어 나가지 않고, 마약을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재판부가 해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돈스파이크 ⓒ 연합뉴스

법무법인 LF 이경민 변호사는 "추징이 (검찰이 구형한) 만큼 됐다는 것은 그만큼의 필로폰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맞긴 맞다는 뜻이다"며 "다만 재판부는 김 씨가 필로폰을 갖고 있음에도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보통 마약을 투약해 재판에 넘겨진 일반인들은, 김 씨보다 적게 갖고 있어도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특가법이 형량에 영향을 줬을 것이다"며 "재판부는 특가법을 적용해 5년 이내에 집행유예를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에 재량을 최대한 발휘했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한 변호사는 특히, 이번 판결에 대해 "재판부가 마지막 갱생의 기회를 줬다고 보면 된다"며 "각고의 노력을 해서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마약을 끊으라고 재판부가 주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5년 안에 동종 마약류 전과가 발생하면 집행유예가 취소되고 징역 3년이 다시 살아난다"며 "보통 마약류 전과 사범들은 비슷한 마약류 범죄를 다시 저지른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