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 착취물 볼 수 있는 텔레그램 대화방 가입 후…적발될 때까지 열람
피고인 "음란물 유통 문제 수사하기 위해 텔레그램 가입…저장 의도 없어"
검찰 "성범죄 전담 수사관이 '자동 저장 기능 몰랐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재판부 "검사 제출 증거만으로는 '성 착취물 자동 다운 사실' 알기 어려워"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아동 성 착취물을 내려받은 혐의로 기소된 경찰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형사3부(김병식 부장판사)는 전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 착취물 소지)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A(32) 씨에 대해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A 씨는 2020년 1월 개인 스마트폰으로 아동 성 착취물을 볼 수 있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가입한 뒤 두 달 동안 운영자에게 6만원을 송금한 뒤 열람하고, 같은 해 7월 경찰에 적발될 때까지 아동 성 착취물 동영상 다섯 건을 내려받아 보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 재판에서 A 씨는 "당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음란물 유통 문제를 수사하기 위해 텔레그램에 가입한 것"이라며 "텔레그램 자동 저장 기능 때문에 휴대전화에 파일이 저장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성범죄를 전담했던 수사관이 텔레그램의 자동 저장 기능을 몰랐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피고인이 열람한 1천개가 넘는 음란물을 단지 수사 목적으로 보려고 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텔레그램 그룹방에 있던 성 착취물이 자동 다운로드 됐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보기 어렵고 고의성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는 사실 오인과 법리 오해를 이유로 항소했으나 2심도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된다"며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