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만원 관중(6만4935명) 앞에서 중국을 꺾었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에서 이강인 골에 힘입어 1-0 승리했다.
후반 16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손흥민이 대각선 크로스한 것이 흘러나왔고, 박스로 쇄도한 이강인이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결승골을 터뜨렸다.
한국에 패한 중국은 태국과 승점(8)-득실차(0)-다득점(9) 모두 같았지만 상대전적에서 앞서 극적으로 조 2위로 3차예선에 진출했다.
중국전에 앞서 조 1위와 3차 예선 진출을 확정했던 한국은 최종전마저 승리로 장식, 2차 예선을 5승 1무로 마무리했다. 피파랭킹 23위 한국은 이날 승리로 이달 발표되는 랭킹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 중 3위 자리를 유지해 3차 예선 조 추첨에서 1번 포트로 들어가게 됐다.
아시아지역 3차 예선은 18 팀이 3개 조로 나뉘어 치른다. 6월 FIFA 랭킹 기준으로 가장 순위가 높은 3개국이 톱시드를 받는다. 이에 따라 한국은 일본(18위)과 이란(20위)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아시아 최정상급의 일본-이란을 피한 것은 다행이지만, ‘난적’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참 아래지만 껄끄러운 상대들이 3차 예선에 올라왔다. 지난 4월 U-23 아시안컵에서 한국의 파리행을 가로막은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그리고 경기 중 욕설을 뱉을 정도로 거친 플레이로 한국을 자극하는 북한이 대표적이다.
조편성 포트는 FIFA 랭킹에 따라 배정되는데 실시간 랭킹에 따르면, 북한은 인도네시아 쿠웨이트 등과 가장 포트가 낮은 6포트에 배정될 전망이다.
U-23 대회였지만 인도네시아전 패배 여파는 지금도 미치고 있다. 그만큼 껄끄러운 상대다.
인도네시아는 같은 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펼쳐진 F조 최종전에서 필리핀을 2-0 완파, 조 2위(3승1무2패)로 3차 예선에 진출했다. F조 1위 이라크가 1장을 차지한 가운데 베트남 김상식호와 경쟁한 인도네시아 신태용호는 최종 승자가 됐다.
아깝게 올림픽 문턱에서 좌절했던 인도네시아는 이제 월드컵 기적에 도전한다. 아시아지역에 배정된 티켓이 8.5장으로 늘어났지만, 객관적인 전력상 인도네시아가 월드컵에 진출하는 것은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신태용 감독은 “우리는 피파랭킹 134위다. 가장 아래에 있지만, 우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벼르고 있다.
‘피파랭킹 118위’ 북한도 만나고 싶지 않은 상대다.
북한은 같은 날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펼쳐진 B조 최종전에서 미얀마를 4-1 제압했다. 승점9를 기록한 북한은 일본(승점18)에 이어 조 2위로 2차 예선을 통과했다. 북한은 2차 예선 초반 4경기에서 3패를 당해 탈락이 유력했지만 5~6차전 승리와 함께 운이 따르면서 3차 예선에 올랐다.
북한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를 끝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적이 없다. 2022 카타르월드컵 때는 2차 예선까지 치렀지만 코로나19 유행을 이유로 중도 기권했다.
남북 축구 남자대표팀 맞대결은 지난 2019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무관중·무중계로 펼쳐졌다. 역사상 두 번째로 평양에서 진행된 당시 남북전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0-0 무승부에 그쳤다.
당시 경기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손흥민은 "축구선수로서 잔디 탓을 하는 것은 핑계다. 하지만 선수들이 100% 기량을 보여줄 수 없었던 환경이었던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중 욕설을 뱉고 거칠게 대했던 북한 선수들에 대해 “작전일 수도 있지만 누가 봐도 거친 플레이가 많았다. 다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도 했다”며 악조건에서 치렀던 경기를 되돌아봤다.
이번 월드컵 2차 예선에서는 중립경기를 요청하다가 ‘몰수패’를 당했던 북한이 3차 예선에서는 어떤 돌발 행동을 벌일지 알 수 없다. 전력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지만 만나고 싶지 않은 난적임에 틀림없다.
조 추첨은 오는 27일 AFC 본부가 위치한 말레이사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진행된다. 6월 FIFA 랭킹을 기준으로 포트당 3개팀씩 6개 포트로 나뉜 뒤 각 포트별로 한 팀씩 같은 조에 속하는 방식으로 조 추첨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