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새 불거진 민주당발 '언론관 논란' 확산
李 "애완견" 쏘자, 친명 "기레기"로 받아
최측근 이화영의 1심 중형 선고와 맞물려
안팎 "다급해지고 무서워 감정 격해진 듯"
각종 사법 리스크로 4개의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부 언론을 거론하며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비난했다가 나흘 만에 유감을 표명했다. 그간 '불법 대출' 의혹으로 대중의 지탄을 받은 한 초선 의원은 "(언론이) 똥오줌 못가리고 발작 증세를 일으킨다"며 조롱을 퍼부었다. 정치권에서는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이 대표의 거취에 초조함이 드러난 반응이란 관측이 나온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법정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언론을 향해 이같은 발언을 한 직후 후폭풍이 지속되자 페이스북에 "언론 전체(에 대한) 비판으로 오해하게 했다면 나의 부족함 탓"이라며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언론에 대한 국민 신뢰가 낮아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성찰하고 돌아볼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앞서 그는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출석 전 기자들에게 "진실 보도는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 열심히 왜곡·조작하고 있다"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이후 친명(친이재명)계 강성 의원 일부가 언론을 향해 "보통명사가 된 '기레기'(기자+쓰레기)" "똥오줌 못 가리고 발작 증세를 일으킨다"는 등 언론 때리기에 동조했다.
그러자 한국기자협회·한국방송기자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은 공동성명을 통해 이들의 발언을 '망발'로 규정하고 공식 사과를 요구했지만, 재차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언론인들이) 스스로 증명하라"(최민희 의원) "노회찬·이선균에게 극단적 선택을 강요한 언론"(이연희 의원)이라고 반박하며 재차 논란이 확산됐다. 이 대표의 유감 표명은 자신의 발언과 이에 동조한 강성 친명 의원으로부터 불거진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언론관이 부적절하다는 반응과 동시에, 이 대표의 이같은 돌출 언동은 최근 그의 최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1심에서 9년 6개월의 중형을 선고 받음에 따른 초조함의 발로라는 평가를 내리는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일부 언론은 검찰의 애완견'이라는) 표현도 사실 당대표, 또 정치 지도자가 하는 표현으로는 매우 부적절한 표현을 했다"고 비판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이 대표와 언론 폄하에 동조한 양문석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 방침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하시는 것 보면 궁지에 몰리니까 과거에 언론 인터뷰하다가 '예의가 없어 끊어버려'라고 하던 시절에 잘못된 태도가 다시 나오시는 거 아니냐"라면서 "초조함의 발로라고 평가한다"고 했다.
아울러 지난 총선에서 이 대표의 사당화를 비판하며 민주당을 탈당한 검사 출신 조응천 개혁신당 총괄특보단장은 전날 SBS 라디오에서 "이 전 부지사 1심 판결이 나온 뒤에 이 대표가 많이 다급해진 것 같다"면서 "판결문에서 대북송금과 이 대표를 바로 연관지었기 때문에 당황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전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와 친명계 의원들은 진실이 드러날까 무서워 감정이 격해지면서 정상적 판단을 잃은 듯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