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공갈 및 공갈미수 혐의 20대 여성 구속기소
법조계 "피해액 3억원 넘는 경우 1년 6개월~4년 사이 징역형"
"2인 이상 공동 범행하거나 수법 불량한 경우 등에는 가중처벌"
"쉽게 벌어서 쉽게 써버린 범죄…봐줄 만한 점 없어"
검찰이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하며 돈을 뜯어내려 한 20대 여성 양모씨와 공범인 40대 남성 용모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법조계에서는 ▲양씨가 손흥민에게 갈취한 금액이 상당한 점 ▲갈취한 돈을 과소비 등으로 탕진하는 등 양형에 유리하게 참작할 만한 사유가 없는 점 등을 근거로 양씨에게 최소 징역 3년 이상이 선고될 것으로 예상했다. 용씨도 죄질이 좋지 않아 1년 안팎의 징역형이 선고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최순호 부장검사)는 전날 공갈 및 공갈미수 혐의로 양씨를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용씨도 공갈미수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겼다.
손흥민의 전 연인인 양씨는 지난해 6월 손흥민에게 태아 초음파 사진을 보내며 손흥민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3억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양씨는 당초 손흥민이 아닌 다른 남성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며 금품을 요구하려 했지만 별다른 대응이 없자, 2차로 손흥민에게 그의 아이를 임신한 것처럼 말하며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양씨는 빼앗은 돈을 사치품을 사는 데 탕진해 다시 생활고에 시달리게 되자, 연인 관계가 된 용씨와 함께 올해 3∼5월 임신과 낙태 사실을 언론과 손흥민 가족 등에게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7000만원을 추가로 갈취하려다 미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경찰 수사 단계에서 이같은 공갈미수 혐의는 용씨 단독 범행으로 알려졌지만, 검찰은 추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휴대전화 재포렌식, 계좌추적 등을 통해 두 사람의 공모 사실을 확인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피고인들에 대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고 엄벌 필요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두 사람 모두에게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김도윤 변호사(법무법인 율샘)는 "공갈죄의 경우 일반적으로 피해액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처벌 수위가 정해진다"며 "대법원 양형위원회 양형기준에 따르면 이 사건과 같이 피해액이 3억원이 넘는 경우에는 1년 6월에서 4년의 징역형이 내려지며, 2인 이상이 공동해 범행하거나, 계획적 범행이거나 그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한 경우, 그리고 피해자에 대한 피해 회복이 되지 않은 경우 등에는 7년 이하의 징역까지도 양형기준으로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흥민에 대한 이번 공갈 사건은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피고인이 갈취한 금원을 명품구매 등 과소비로 탕진했을 뿐 아니라 돈이 다 떨어지자 다시 피해자를 협박해 금원을 갈취하려 한 것으로, 피고인들에 대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고 이러한 범죄에 대해 엄벌 필요성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 양씨에 대해서는 징역 4년, 피고인 용씨에 대해서는 징역 1년 정도가 선고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고 전망했다.
안성훈 변호사(법무법인 법승)는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범행으로 보이며 피해자에게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행위이고, 유명 스포츠 스타의 약점을 이용한 협박이라는 점에서 질적으로도 좋지 않다고 판단되므로 상당한 정도의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양씨는 (갈취한) 금액이 상당하니 최소 징역 3년 이상이 나와야 한다. 용씨도 최소 징역 1년 이상을 선고받아야 한다"며 "공갈 금액이 상당하고, 범행 방법도 불량하다. 특히나 유명인을 상대로 여러 차례 협박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갈한 돈도 유흥비 등으로 탕진한 것 같던데, 쉽게 벌어서 쉽게 써버린 범죄이지 않느냐. 봐줄 만한 점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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