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봉숙 서울고검 검사 "정신 차리시길" 직격
"진실 발견·피해자보호 포기와 다름 없어"
임은정 신임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지난달 4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하며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검찰개혁안을 비판한 임은정(사법연수원 30기) 서울동부지검장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전 서울중앙지검 2차장)는 지난 29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임은정 검사장님 정신 차리시기 바란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공 검사는 “제가 원래 윗분들한테 함부로 말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만 검사장님이 오늘 공청회에서 차관님, 검찰국장님 등을 언급하며 ‘인사 참사’, ‘찐윤’, ‘검찰개혁 오적’ 등의 막말을 하셨으니 저의 이런 무례함 정도는 이해하시리라 본다”며 말문을 열었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중앙지검 2차장은 금융·건설·사행행위 등 분야 형사 사건과 여성아동범죄, 조세범죄 사건 수사를 총괄한다. 직접수사보다는 경찰·세무당국 등에서 송치 사건을 주로 다루는 부서로, 보완수사 지휘가 중요한 자리다.
공 검사는 “‘보완수사로 수사권을 놔두면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간판만 갈고 수사권을 사실상 보존하게 된다’고 했던데,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라고 임 검사장의 주장에 의문을 표했다.
앞서 임 검사장은 지난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촛불행동 등이 주최한 검찰개혁 긴급 공청회에서 “보완수사로 수사권을 놔두면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간판만 갈고 수사권을 사실상 보존하게 된다”며 “(정 장관의 검찰 개혁안은) 검사장 자리 늘리기 수준”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공 검사는 “검사장님은 검사 생활 20여년 동안 보완수사를 안해보셨냐”라며 “공소장과 불기소장만 쓰셨나. 그것은 일을 안 한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사 일을 해 본 사람이라면 도무지 할 수 없는 말을 하셨다”고도 적었다.
또한 경찰 송치 사건을 보완수사한 사례들을 열거하며 “시간적 제한이 있는 구속 사건이나 사건 관계인 진술을 직접 들어봐야 하는 경우, 직접 수사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아주 간단한 사건도 보완수사 요구와 검찰 송치가 여러 차례 반복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공 검사는 일례로 성폭력 사건에서 피의자·피해자를 직접 불러 거짓말탐지기 분석을 진행하거나 경찰이 놓친 CCTV를 확보해 기소한 사례, 불구속 상태로 송치된 스토킹 피의자가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협박한다는 사실을 알고 직구속영장을 청구해 구속한 사례 등을 열거했다.
그는 “검찰권의 과도한 행사로 인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어 수사권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점까진 인정한다”며 “다만 검사에게 수사를 아예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진실 발견과 피해자 보호를 포기하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공 검사는 윤석열 정부 시절 중앙지검 2차장을 맡았다가 이재명 정부 첫 중간간부 인사에서 고검 검사로 발령 났다. 반면 임 지검장은 이전 정부에서 크게 주목받지 않는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로 있었지만 현 정부 들어 검사장으로 승진해 동부지검장을 맡고 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