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휴가 내고 거취 고심…출근길 취재진 질문에 무응답
항소포기 전 이진수 차관과 통화…법무부 외압 의혹 확산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이 1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포기를 두고 책임론에 직면한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이 하루 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했다. 그는 거취 문제와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노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8시40분께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했다. 그는 전날 하루 휴가를 내고 거취를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권한대행은 '용퇴 요구 나오는데 입장 있나', '이진수 법무부 차관으로부터 수사지휘권에 대한 언급을 들은 적 있나' 등 취재진 질문에 모두 답하지 않고 청사 내부로 들어갔다.
검찰 내부에선 노 권한대행이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항소포기 결정을 내린 경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사퇴 요구도 쏟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지난 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 5명의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하지 않았다.
당초 중앙지검과 수사·공판팀이 항소 의견을 냈지만 검찰 수뇌부가 불허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공판팀이 7일 항소장을 들고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대기 중이었으나, 항소 시한을 7분 앞두고 정진우 중앙지검장이 항소를 승인하지 않는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노 권한대행은 지난 8일 입장문을 내고 "검찰총장 대행인 저의 책임 하에 중앙지검장과 협의를 거쳐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 지검장은 "중앙지검의 의견을 설득했지만 관철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이후 노 권한대행이 항소포기 결정 전 이 차관과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며 법무부 외압 의혹도 커지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대검 과장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이 차관이 항소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며 3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는데, 모두 항소를 포기하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 이 차관은 이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 후폭풍으로 검찰 내부의 집단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전국 검사장 18명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성명서를 내고 노 권한대행에게 "대장동 개발사건의 항소포기 지시에 따른 경위와 법리적 근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대검 연구관들은 직접 노 권한대행을 찾아 항소포기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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