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임' 유창식 강릉아산병원장 "'중증환자 중심' 체계 고도화…의료격차 해소"[인터뷰]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1.08 06:00  수정 2026.01.08 09:55

유창식 강릉아산병원장 인터뷰

2022년, 2024년에 이어 3회 연속 연임

“지역 최종 치료기관…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정착”

“중증의료, 지역에서 완결되는 구조 만들 것”

유창식 강릉아산병원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강릉아산병원



“강릉아산병원의 의료 수준을 서울과 가까운 수준으로 끌어올려, 지역 의료 격차를 실질적으로 해소해 나가겠습니다.”


유창식 강릉아산병원장은 최근 데일리안과의 서면인터뷰에서 “중증환자가 치료를 위해 서울까지 이동해야 했던 구조를 바꾸고, 지역에서도 정교하고 고난도 치료가 가능한 의료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로 3회째 병원장을 연임한 그는 지난 임기를 통한 핵심 변화로 ‘중증환자 중심 진료체계’ 구축을 꼽으며 향후 병원 운영의 방향 역시 인력 확충과 협업 강화,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원장을 통해 강릉아산병원의 중장기 의료 전략을 들어봤다.


“진료 패러다임의 전환…환자에게 다가가는 구조로”

유 원장은 2022년 처음으로 병원장에 부임한 후 가장 먼저 진료 구조 개편에 힘썼다. 단일 전문과 중심의 기존 체계로는 중증·고난도 환자를 충분히 감당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부임 직후부터 ‘협업을 기반으로 한 다학제 통합 진료 체계’를 정착시키고 활성화하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며 “암 같은 중증질환 분야에서 전문의들이 동시에 진단과 치료 전략을 논의하는 구조가 일상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진단부터 수술까지 신속하게 진행돼 환자의 예후 개선으로 이어졌다”며 “진료 과정의 협업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으면서, 환자가 병원 안에서 ‘의사를 찾아 헤매는 구조’에서 ‘병원이 환자에게 다가가는 구조’로 전환된 것이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진료 패러다임의 변화는 중증·응급의료 영역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급성기 뇌졸중이나 고위험 신생아 진료 체계 강화를 포함해 심정지 예측 인공지능(AI), 뇌출혈 판독 보조 AI 등 첨단 기술을 실제 진료 흐름에 적용하면서 환자의 악화 가능성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유 원장은 “암센터의 원스톱 서비스를 통한 ‘패스트 트랙’ 가동으로 진단부터 치료까지 최단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중증질환 분야에서 다학제 기반의 신속 진료 시스템을 고도화해 환자가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고 보다 신속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병원의 최우선 과제로는 ‘의료진 확보와 지속 가능한 인력 운영 구조’를 꼽았다. 초고령화와 인구 유출이 빠르게 진행되는 강원·영동권에서 중증의료 체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의 역량이 핵심이라는 판단이다.


유 원장은 “단기 충원이 아니라, 향후 30년의 의료 환경 변화를 내다본 중장기 인력 전략이 필요하다”며 “중증·필수질환 분야 전문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상급종합병원 재지정에 요구되는 평가지표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진료의 일관성과 신뢰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강릉아산병원은 지역의 최종 치료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지키기 위해 ‘중증환자 중심 진료체계를 완성하는 인력구조’를 반드시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진이 머무를 수 있는 병원으로”
강릉아산병원 전경 ⓒ강릉아산병원

강원권이 전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만큼, 진료 기능 역시 암·뇌졸중·심근경색 등 중증·응급 질환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유 원장은 “지역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에서 곧바로 중증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동해안 중증의료 허브의 역할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며 “강원 영동권 유일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암, 뇌졸중, 심근경색 등 중증·응급 질환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첨단 의료 분야에서도 행보는 이어진다. 이미 AI 기반 예측 시스템과 AI 내시경 판독, 로봇수술을 적극 활용 중인 강릉아산병원은 향후 예후 예측 알고리즘 고도화와 고난도 수술 분야로의 로봇수술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유 원장은 “의료 AI는 지방 병원이 겪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을 보완하는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반복적이고 소모적인 업무를 줄여 의료진이 더 위중한 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중증환자가 치료를 위해 수도권으로 이동해야 했던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인력난 해법에 대해서도 그는 ‘머무를 수 있는 병원’을 강조했다. 강릉아산병원은 당직과 업무 부담을 합리적으로 분산하고, PA간호사 등 전문 인력을 활용해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서울아산병원과의 교육·연수 협력을 확대해 의료진의 성장 경로를 함께 설계하고 있다.


지자체와 협력한 심혈관 인력 확보, 소아진료 정상화 TF 운영 등 지역 의료 생태계 전반을 살리기 위한 노력도 병행 중이다. 유 원장은 “인력난의 해법은 단순한 ‘충원’이 아니라, 의료인이 머물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아산병원이 지향하는 목표는 분명하다. 동해안 중증의료 허브로서 지역 의료의 중심축 역할을 확고히 하는 것이다. 중증·고난도 수술 역량과 권역응급의료센터 기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지역 병원들과의 진료 협력 체계를 강화해 환자가 서울로 가지 않고도 치료의 전 과정을 지역 안에서 마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유 원장은 “환자가 가장 위중한 순간에 지역 안에서 신속하고 정교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상급종합병원의 가장 본질적인 역할”이라며 “환자가 멀리 이동하지 않고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병원이라는 목표를 확고히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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