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대우, 주요 도면 미제출...객관적 분석 자료 확보 못 해"
대우 "조합, 법적 절차 및 규정 무시…조합원들에게 큰 피해"
당일 재입찰 공고…19일 현장 설명회, 4월 6일 입찰 마감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조합이 대우건설에 보낸 시공자 선정공고 유찰 통보 공문.ⓒ대우건설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4지구(성수4지구) 재개발 시공사 선정 입찰이 하루 만에 유찰 처리됐다.
조합은 입찰에 참여한 대우건설이 주요 도면을 제출하지 않아 객관적 분석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입찰 단계에서 세부도면 제출을 요구하지 않은데다 조합이 법적 절차 및 규정을 무시하고 유찰을 선언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성수4지구 재개발 조합은 10일 "입찰에 참여한 대우건설이 입찰 지침서에서 필수 제출 항목으로 명시한 흙막이·구조·조경·전기·통신·부대토목·기계 등 주요 도면을 제출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유찰을 통보했다.
조합은 이어 "해당 도면들은 정확한 공사비 산출과 시공 범위 검증을 위해 꼭 필요한 근거 자료"라며 "대우건설의 도면 미제출로 조합은 공사비를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는 향후 공사비 인상 및 사업비 증가로 이어져 조합원들에게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성수4지구 재개발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1동 일대 약 8만9828㎡를 지하 6층∼지상 64층, 1439가구 규모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다.
총 공사비는 1조3628억원으로 3.3㎡당 공사비는 1140만원 수준이다. 앞서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지난 5일 입찰 보증금 500억원을 납부한 데 이어 9일 입찰 제안서 등의 입찰 서류 제출을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조합은 이날 유찰 통보와 함께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재입찰 공고를 냈다. 현장 설명회는 오는 19일, 입찰 마감일은 오는 4월 6일로 공사비와 입찰 보증금 등의 조건은 이전과 동일하다.
이에 대우건설은 입장문을 내고 강하게 반발했다. 회사는 지침에서 요구한 모두 서류를 충실히 제출했는데 조합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유찰을 통보했다는 것이다.
또 조합의 유찰 선언은 법적 절차 및 규정과 판례를 무시한 것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회사는 입장문에서 "조합은 이사회와 대의원회 등 법적절차를 거치지 않고 1차 입찰을 유찰로 판단하고 2차 입찰공고를 게시했다"며 "이번 유찰 선언은 법적 절차 및 관련 규정 무시한 것으로 무효"라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조합원들에게 큰 피해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성수4지구 입찰지침과 입찰참여안내서에는 ‘대안설계 계획서(설계도면 및 산출내역서 첨부)’만을 요구하고 있으며 해당 분야별 세부 도서 제출 의무는 명시돼 있지 않다"며 "지침에서 요구한 모든 서류를 충실히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조합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입찰을 유찰시키며 사업 기간도 2개월가량 지연시키면서 공정성이 심각하게 의심 받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특정건설사에만 유리하게 입찰이 진행될 수 있는 지금의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신중하게 관련 법령과 판례에 따른 절차적 타당성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성수4지구 전경.ⓒ대우건설
건설업계에서는 조합이 대우건설이 납부한 입찰 보증금 500억원을 몰취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에 문제가 된 해당 도서들이 입찰 단계에서 반드시 제출해야 할 필수 항목으로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았던 만큼 당초 요구되지 않았던 서류를 이유로 유찰을 시킨 것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뤄지는 분위기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국토부 지침에 따르면 시공자 선정 입찰 단계는 실시설계가 아니라 개념 설계와 공사비, 사업 수행 능력을 비교하는 단계”라며 “특정 분야 세부 설계도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 만으로 입찰 자체를 무효로 돌리는 사례는 거의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조합이 유찰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사회나 대의원회 등 내부 의결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도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시공자 선정은 사업 수익성과 조합원 부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핵심 사안으로 통상 주요 결정은 내부 의결기구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내부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유찰 선언이 이뤄졌을 경우, 절차적 정당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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