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가방 리폼…대법 "개인 사용 목적이라면 상표권 침해 아냐"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6.02.26 11:38  수정 2026.02.26 11:38

1심·2심, 리폼업자→루이비통 1500만원 배상 판결

대법 "리폼 제품, 소유자들에게 반환…상표 사용 없어"

'리폼 상표권 침해 여부' 기준 첫 제시…"제품 유통 시 해당"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1층에 위치한 루이비통 매장 전경. ⓒ현대백화점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가방에 대해 리폼(reform) 요청을 받아 서비스를 제공한 것은 개인 사용 목적이라면 상표권 침해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6일 '루이비통 말레띠에'가 리폼 업자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A씨가 루이비통에게 15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원심 판단을 깨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돌려보냈다.


리폼 제품이란 기존의 낡거나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재가공해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과 용도의 제품으로 재탄생시킨 제품을 말한다.


A씨는 지난 2017년~2021년 한 고객으로부터 받은 루이비통 가방 원단을 이용해 다른 형태의 가방이나 지갑으로 리폼하고 리폼 제품 1개당 10만~70만원에 달하는 수선비를 받았다.


이에 대해 루이비통 측은 A씨의 리폼 행위가 이 사건 등록상표들에 대한 원고의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2022년 2월 A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앞선 1심과 2심 재판부는 "리폼 제품은 상품에 해당한다"며 A씨가 루이비통에 15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고 A씨를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원심과 달랐다.


대법원은 "피고(A씨)는 이 사건 등록상표들이 표시된 가방 소유자들의 개인적 사용을 목적으로 그 소유자들로부터 리폼 요청을 받아 그에 따른 리폼 행위를 하고 이 사건 리폼 제품을 그 소유자들에게 반환했다"며 "이 사건 리폼 제품에 이 사건 등록상표들이 표시됐더라도 원칙적으로 상표법상 상표의 사용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대법원은 형식적으로는 리폼업자가 소유자의 요청에 따라 소유자의 개인적 사용을 위해 리폼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리폼업자가 일련의 리폼 과정을 지배·주도하면서 리폼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이를 자신의 제품으로서 상거래에 제공해 거래시장에서 유통하는 경우에는 상표법상 상표의 사용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이를 증명할 책임은 상표권자에 있다고도 했다.


대법원의 이날 판단은 리폼업자의 리폼 행위가 상표권 침해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법리를 최초로 선언한 것으로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이번 상고심 진행 과정 중 사건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지난해 12월 공개변론을 개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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