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 D-11…원·하청 교섭절차 매뉴얼 확정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02.27 11:02  수정 2026.02.27 11:02

노동부, 노란봉투법 현장 안착 매뉴얼 발표

원청노동자-하청노동자 별도 교섭단위로 분리

“노란봉투법, 대화·타협 통한 진짜 성장 출발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위원-고용노동부 당정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개정 노동조합법 2·3조(노란봉투법)가 다음달 10일 시행 예정인 가운데, 정부가 원·하청 교섭절차 매뉴얼을 확정하고 현장 안착 지원에 나섰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개정 노조법 2·3조 현장 안착을 위한 준비 상황과 원·하청 교섭절차 매뉴얼을 발표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노동자들이 자신의 근로조건에 대한 실질적 결정권을 가진 원청과 대화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참여와 협력의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지난해 9월 9일 개정된 후 6개월간의 시행 준비 기간을 거쳐 다음달 10일 시행될 예정이다.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전체 하청노조가 교섭단위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유최안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조합원(전 대우조선해양 하청 용접공)이 지난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8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되자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에 발표된 원·하청 교섭절차 매뉴얼의 핵심은 원청이 개정 노조법상 사용자로 인정되는 경우, 법에 따라 교섭창구 단일화가 적용된다.


교섭단위는 ‘전체 하청노동자 집단’으로 설정된다.


원청노동자와 하청노동자는 교섭권의 범위, 사용자의 책임 범위, 이해관계, 근로조건 결정 방식 등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원청노동자와 하청노동자를 별도 교섭단위로 구분하고, 이해관계가 공통된 하청노동자들이 하나의 교섭단위에서 함께 교섭하도록 했다.


교섭절차는 하청노동조합의 교섭 요구로 시작된다. 교섭 요구를 받은 원청사용자는 7일간 교섭요구 사실을 게시판 등에 공고해야 한다. 공고 범위는 사내하청 노조는 물론 사외하청도 사용자성이 인정될 소지가 있으면 폭넓게 포함된다.


공고 기간 중 다른 하청노조도 교섭에 참여할 수 있으며, 이후 교섭요구 노조 확정 공고, 자율적 교섭대표노조 결정, 과반수 노조 결정, 공동교섭대표단 구성 순으로 절차가 진행된다.


원청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공고를 하지 않을 경우 부당노동행위로 사법처리 등도 검토될 수 있다.


교섭단위 분리도 가능…노동위원회가 결정


경제6단체 및 업종별 경제단체 임직원들이 지난해 8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노동조합법 개정안 수정 촉구 경제계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전체 하청노동자 집단 내에서도 업무 내용이나 특성, 근로조건, 이해관계 등이 다른 경우에는 교섭단위를 합리적으로 분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청노조 또는 원청사용자가 노동위원회에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하면, 노동위원회가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분리 여부를 결정한다.


교섭단위 분리 결정이 내려지면, 분리된 교섭단위 내에서 하청노조는 해당 단위 내 원청사용자와의 관계에서 다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을 진행하게 된다.


노동위원회는 사용자성 판단과 분리 필요성 판단을 함께 진행한다. 신청인이 제출한 자료뿐만 아니라 직권조사를 통해 확보한 자료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노조법 해석지침 마련…현장 예측가능성 강화


노동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안정적인 교섭틀을 마련하고, 개정 노조법 해석지침을 통해 사용자 및 노동쟁의에 대한 판단기준을 제시해 현장의 예측가능성을 높일 방침이다.


하청노조와 원청사용자가 교섭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경우 지방고용노동관서의 교섭컨설팅과 지도를 받을 수 있다. 노동부 내 ‘단체교섭 판단지원 위원회’를 통해 사용자성 판단도 지원받을 수 있다.


정부는 개정법 시행 이후에도 원·하청 간 교섭질서 안착을 위해 노사와 함께 노력하며 법적·행정적 가용수단을 최대한 활용해 지원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노란봉투법’이 오랜 기간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 끝에 결실을 맺게 됐다”며 “개정 노조법 시행은 단순히 개정 절차의 마무리가 아니라 대화와 타협을 통한 진짜 성장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의 취지에 맞게 마련한 교섭절차에 따라 실질적인 교섭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당부드린다”며 “갈등과 대립의 노사관계에서 벗어나 상생과 협력의 노사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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