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주석·정의용·정경두 직권남용 등 혐의 재판 본격 시작
검찰 "작전 유출로 충돌 격화…北은 반대시위로 체제선전"
피고인들 "공소사실 모두 부인…미리 알려 물리적 충돌 방지"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공사 장비 반입이 예고된 27일 오전 경북 성주 소성리에서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 관계자 및 주민들이 사다리에 몸을 엮어 차량 진입을 차단하고 있다. 2020.11.27.ⓒ뉴시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늦추기 위해 군사작전 내용을 사드 반대단체 등 외부에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인사들의 재판이 시작됐다. 검찰은 국가안보를 위협한 중대 범죄로 규정했으나, 피고인들은 일제히 무죄를 주장하며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7일 오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서주석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서 전 차장은 2018년 국방부 차관 재직 당시 2차례, 2020~2021년 국가안보실 1차장 재직 당시 6차례 등 총 8차례에 걸쳐 사드 장비 및 공사 자재 반입 정보를 누설한 혐의(공무상비밀누설)를 받는다. 2018년 4월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사드 기지에 공사 자재를 반입하라'는 지시를 받고도 임의로 현장 지휘관에게 작전 중단을 명령한 혐의(직권남용)도 있다.
정 전 실장과 정 전 장관은 2020년 5월 국방부 지역협력반장에게 군사 2급비밀인 군사작전정보(유도탄·레이더 전자장치유닛 교체)를 사드 반대단체에 알려주라고 지시해 이를 누설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검찰 "국가안보 직결된 불법… 사드 반대 단체에 기밀 넘겨"
검찰은 서 전 처장이 사드 관련 현안의 핵심 의사결정권자였다며 이 사건' 키맨'으로 지목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직결된 국가안보와 관련한 불법행위는 결코 용인될 수 없다"며 "피고인들은 사회적 갈등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작전 누설과 중단을 지시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검찰은 주한 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한미동맹을 반대하는 단체에 군사 2급비밀에 해당하는 작전정보를 유출해 작전 당일 집회 인원이 평소보다 4배 가까이 늘었고, 대응 경찰력도 최대 49배 증가하는 등 행정력 낭비와 물리적 충돌이 격화됐다고 짚었다.
검찰은 "당시 반대시위 현장에서 공무집행방해, 일반교통방해 등 불법행위로 입건된 인원이 99명"이라며 나아가 "사드 배치 반대시위를 북한 노동신문 등 매체가 인용하며 자신들의 체제를 선전하는 수단으로 쓰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경북 성주군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뉴시스
변호인 "촛불정부 정체성 지켜야… 갈등 최소화 위한 조치"
반면 서 전 차장 측은 당시 '중국의 한한령'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등 특수한 시대적 배경을 강조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을 지켜야 했다"며 시민사회와 소통하며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려 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주민들에게 신뢰를 심어 자발적 협조를 유도한 것"이라며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면 오히려 대규모 인원이 현장에 상주해 갈등이 더 커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공무원 간 직무 집행의 일환으로 비밀을 전달한 것은 국가 기능에 위험이 발생하지 않는 한 누설로 볼 수 없다"고 맞섰다.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도 "차관이나 안보실 1차장에게 작전 중단을 명할 일반적 직무권한이 없으므로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함께 기소된 정 전 실장과 정 전 장관 역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한편, 2017년 4월 임시 배치된 사드는 문재인 정부 시절 일반 환경영향평가 절차 등을 거치며 정식 배치가 지연되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인 2023년 6월에야 평가가 완료됐다. 평가 결과 사드 레이더 전자파는 인체 보호 기준의 0.189% 수준으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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