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3법, 헌정 질서 근간 흔드는 중대 권력 구조 변경 시도"
"위헌 요소 명백한 법률안 거부권 행사, 대통령의 헌법적 의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데일리안DB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사법 3법'(법 왜곡죄 신설·재판소원 도입·대법관 증원법)을 두고 법조계 원로들이 "대한민국 헌정 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권력 구조의 변경 시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사법 3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라고 촉구했다.
전직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8명(35대 박승서·39대 함정호·41대 정재헌·43대 천기홍·46대 신영무·48대 하창우·49대 김현·51대 이종엽)과 전직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6명(5대 김정선·6대 박보영·8대 이명숙·9대 이은경·10대 조현욱·13대 왕미양)은 4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3심까지 끝난 재판에 대해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하거나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을 경우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판소원제(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해 "대법원 확정판결을 다시 헌법재판소에서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법률 개정으로 해결할 사안이 아니라 개헌 사항에 해당한다"며 "헌법 체계를 우회해 사실상의 '4심제'를 도입하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권력자에게 대법원 확정판결을 마음대로 뒤집을 절호의 기회이나 일반 대다수 국민들은 강자의 시간끌기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판사·검사가 재판 및 수사에서 특정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하려고 사실관계를 조작하거나 법을 왜곡해 적용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한다는 내용의 법 왜곡죄 신설(형법 개정안)을 두고서도 "무엇이 '왜곡'인지에 대한 기준조차 불분명한 상태에서 형사처벌을 가하겠다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적 기소와 보복성 고발의 빌미가 될 수 있다"며 "판사와 검사의 독립적 판단을 위축시키는 강력한 압박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직무유기·직권남용 등 처벌 규정과 국가배상 제도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형벌 조항을 덧붙이는 것은 제도 개선이 아니라 사법부와 검찰에 대한 형사적 통제 장치를 추가하는 것"이라며 "이는 권력분립의 정신과 정면으로 충돌한다"고도 지적했다.
법조계 원로들은 대법관 수를 기존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내용의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26명 중) 그중 22명을 이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은 사법부 장악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충분한 연구와 국민적 합의 없이 단기간에 대폭 증원해 이해 당사자인 대통령이 대법원 구성에 광범위한 인사권을 행사한다면 사법부 독립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은 헌법 수호의 책무를 지는 국가 원수"라며 "위헌적 요소가 명백한 법률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대통령의) 헌법적 의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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