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아동학대 살해' 해든이 친모 무기징역 구형…법원 판단 주목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6.03.26 17:46  수정 2026.03.26 17:49

4800여개 홈캠 영상서 지속적인 아동학대 정황 확인

아동학대 살해, 사형이나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

홈캠 영상 공개 국민적 공분…시민들 엄중 처벌 촉구

시민들 "솜방망이 처벌은 또 다른 아이 죽이는 판결"

그것이 알고싶다. ⓒSBS

생후 4개월 영아 해든이(가명)를 학대해 숨지게 한 친모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 이어지고 있단 시민들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중형을 선고할지 주목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형사 1부(김용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살해 등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30대 A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A씨의 남편 B씨에 대해선 징역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아울러 두 사람 모두에게 아동학대 방지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기관 등에 대한 10년 간의 취업제한 명령도 구형했다.


검사는 "어린 피해자가 친모로부터 가혹한 학대를 당해 머리, 복부, 팔, 다리 등 골절과 장기 출혈로 숨졌다"며 "성인도 참기 힘든 학대와 일방적 구타에 대한 죄책감이나 미안함을 찾아볼 수 없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22일 오전 11시43분께 여수 자택에서 생후 4개월된 영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A씨는 아들이 사망하기 전 일주일 간 19차례에 걸쳐 학대·방임한 혐의도 있다.


친부 B씨는 아동학대를 방치하고, 사건 참고인을 협박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 등)로 구속기소됐다.


여수소방서는 사건 당일 오후 12시30분경 "아이가 욕조에 빠져 숨을 쉬지 않는다"는 A씨의 신고를 접수받고 출동했다. A씨는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아이가 물에 빠졌단 취지로 신고했으나 병원 이송 후 의료진은 신체 곳곳에서 멍과 골절 흔적을 발견했다.


의료진은 수술 과정에서 복강 내 약 500cc의 출혈과 갈비뼈 등 23곳의 골절, 뇌출혈을 확인했다. 아이는 두 차례 수술에도 입원 나흘 만에 숨졌다. 출생 133일 만에 사망한 것으로, 부검 결과 사인은 '다발성 외상에 의한 출혈성 쇼크 및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판정됐다.


A씨는 당초 아동학대 치사 혐의를 받았다. 조사 초기 A씨는 학대 사실을 부인했고, B씨는 학대를 몰랐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검찰이 '홈캠 영상'을 확보하며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변경됐다.


검찰이 확보한 4800여개 분량의 다른 방 홈캠 영상에서 A씨가 아이를 거꾸로 들거나 얼굴을 발로 밟는 모습, 베개로 얼굴을 덮는 모습 등 지속적으로 학대해온 정황이 확인됐다.


아동학대 살해의 법정형은 사형이나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 아동학대 치사의 법정형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다.


26일 전남 순천시 왕지동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앞에 친모의 학대로 숨진 생후 4개월 '해든이'를 추모하는 화환이 늘어서 있다. ⓒ연합뉴스

이 사건은 홈캠 영상이 공중파 방송을 통해 공개되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전날 기준 법원에 개별 엄벌 탄원서 6500여장이 접수됐고,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청원 동의는 7만8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결심 공판이 열린 이날도 법원 주변에서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울렸다. '해든아 편히 쉬어' 등 문구가 적힌 근조 화환 170여개도 놓였다.


'아동학대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모임'은 광주지법 순천지원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인이 사건 이후 5년, 달라진 것은 없다"며 "솜방망이 같은 처벌은 또 다른 아이를 죽이는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에 대한 선고 공판이 내달 23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인 가운데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아동학대 살해죄는 양형기준상 기본 권고형은 징역 17년에서 22년이나, 학대가 반복적이거나 그 정도가 중하다고 판단될 경우 가중 요소가 적용될 수 있다. 이에 20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 선고 가능성도 열려 있단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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