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일당, 배달의민족 외주업체 통해 개인정보 확보
텔레그램방 등에서 '보복 대행' 테러 대상 모집 여전
우아한형제들, 입장문 내고 고객정보 유출 공식 사과
정부 "해킹 등 사이버 침해 사고 반복 기업 처벌 강화"
ⓒAI 이미지
개인정보 유출과 결합된 '보복 대행' 범죄가 전국적으로 횡행하고 있어 수사 당국이 대응에 나섰다. 기업들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빈번해지고 있는 가운데 유출된 정보가 범죄에 악용되고 있어 회사의 책임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양천구와 경기 시흥시 일대에서 '보복 대행' 범죄를 저지른 일당 4명은, 범행에 사용한 개인정보를 배달의민족 외주업체를 통해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보복 대행 일당의 총책을 포함한 3명은 구속 상태다. 서울남부지방법원 김재향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총책인 30대 정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증거 인멸 및 도주 염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씨는 텔레그램을 통해 보복 테러를 해주겠다며 불특정 다수로부터 의뢰를 받아 돈을 챙기고, 조직원들에게 범행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조직원들은 지난 1월 양천구와 시흥시 일대 아파트를 돌며 현관에 인분을 뿌리고 래커칠과 욕설 낙서를 하는 등 수 차례에 걸쳐 악질적인 테러를 벌였다.
범행에 사용한 개인정보는 조직원인 40대 여모씨가 고객센터 상담사로 위장 취업해 이용자 정보 조회를 통해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파악한 무단 조회된 개인정보는 약 1000여 건에 달하는 것을 알려졌다. 빼돌린 정보는 텔레그램 등을 통해 행동대원에게 전달됐고, 실제 테러에 쓰인 것은 40여 건으로 파악됐다.
'보복 대행' 일당이 검거됐으나 관련 범죄에 대한 잠재적 우려는 여전한 것으로 관측됐다. 텔레그램방 등에서 '보복 대행' 테러 대상을 모집하는 등 범죄 일당이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경찰은 보복 대행 범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검거된 보복 대행 일당을 상대로 추가 공범 여부와 개인정보 유출 경로, 여죄 등을 수사하는 한편 범행을 지시한 상선이 있는 지도 추적하고 있다. 나아가 보복 대행 의뢰자들로 수사 대상을 넓히고 있다.
현재 전국 30여개 경찰서는 보복 대행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경찰청의 경우 보복 대행 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집중 수사 관서 지정을 검토 중이다.
경찰청은 전국에서 진행 중인 보복테러 수사를 한 데 모아 분석에 들어갔다. 전국 각서에 흩어져 있는 사건들의 공통점을 찾아내 윗선 조직을 잡겠단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입장문을 내고 고객정보가 악용된 데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 절차도 마쳤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주 관리와 내부 통제 시스템을 전면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기업에서 유출된 고객정보가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잇따르며,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기업에 부과하는 과징금 수위를 상향하고 법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정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개정안은 해킹 등 사이버 침해 사고가 반복되는 기업에 대한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다. 사업자의 고의나 중과실로 인해 5년 이내에 침해 사고가 2회 이상 발생할 경우, 매출액의 최대 3%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국회에선 해킹 사고를 축소하거나 은폐할 경우 처벌하는 내용의 '해킹 사고 축소·은폐방지법'이 발의됐다. 개정안에는 정부 공무원에게 직접 증거를 수집하고 수사할 수 있는 특별사법경찰관 권한을 주는 내용도 담겼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해킹 등 침해사고는 국민의 개인정보 유출에 이어 재산피해까지 발생하고 있어 적극적인 수사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특사경 도입으로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게 되면, 기업들도 보안 시설에 더 투자하고 조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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