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수익 은닉·가장, 징역 6개월~1년6개월 기본 권고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등 증권범죄 양형기준도 강화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데일리안DB
시세조종(주가조작),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등 자본시장의 공정성을 침해하는 증권·금융범죄를 저지르면 이득액에 따라 최대 징역 19년까지 선고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양형 기준이 대폭 강화된다.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기습 공탁' 문제를 막기 위해 공탁 관련 양형기준도 정비됐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전날 제144차 전체회의를 열고 자금세탁범죄 양형기준, 증권·금융범죄 및 사행성·게임물범죄 수정 양형기준 등을 최종 의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새 양형기준은 오는 7월1일 이후 기소된 범죄부터 적용된다.
새 양형기준에 따라 범죄수익 등을 은닉·가장하면 징역 6개월∼1년6개월을 기본으로 권고한다. 형량 가중 대상이면 징역 10개월∼징역 3년까지 가능하다.
재산을 국외로 도피하면 금액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도피액이 50억원 이상이면 징역 6년∼10년,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징역 3년∼7년을 기본으로 권고한다.
양형위는 "자금세탁은 보이스피싱, 뇌물, 마약범죄 등 중요범죄의 목적을 달성하는 핵심 수단에 해당해 실효적 처벌이 요구돼 양형기준을 새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이스피싱, 뇌물, 마약범죄 등 자금세탁의 '전제범죄'로 인한 피해가 상당히 중한 경우를 일반가중인자로 설정해 무거운 형량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 3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이동원 위원장 주재로 제144차 양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이나 시세조종 같은 증권범죄에 대한 양형기준도 강화됐다.
'자본시장의 공정성 침해 범죄'(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의 경우 범죄로 인한 이득액 또는 회피 손실액이 5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인 경우 5∼9년(기본)·7∼11년(가중)이던 형량 범위를 각각 5∼10년·7∼13년으로 늘렸다.
이득이 300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7∼11년(기본)·9∼15년(가중)에서 7∼12년·9∼19년으로 권고 기준 상한을 올리기로 했다.
특별가중인자가 많을 경우 권고하는 형량 범위의 상한을 절반까지 가중(특별조정)하는데, 가중영역 상한이 19년으로 상향돼 특별조정을 통해 법률 처단형 범위 내에서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또 '자본시장의 공정성 침해 범죄'와 관련해 자진신고시 감면해주는 '리니언시 제도'(사법협조자 형벌감면제도)를 자수와 마찬가지로 특별감경인자로 반영한다.
허위 재무제표 작성·공시와 감사보고서 허위 기재는 법정형 상향(5년 이하→10년 이하)에 따라 별도 유형을 신설하고 형량 범위(기본 1∼3년)를 상향했다.
양형위는 사행성·게임물 범죄에 대한 형량 범위도 온라인 도박의 중독성 등 사회적 폐해, 국민 법감정 등을 고려하고 법정형 상향을 반영해 상향했다.
무허가·유사 카지노업의 형량 범위는 기본 징역 10개월∼2년, 가중시 징역 1년6개월∼4년으로 올렸다. 사행성·게임물 범죄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상당수 미성년자가 이용하게 한 경우 특별가중인자가 적용된다.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몰래 공탁' 등 사회적 논란을 낳아온 공탁 관련 양형기준도 수정했다. 전체 범죄군을 대상으로 피해 회복 관련 양형인자에서 '공탁 포함'이라는 문구를 모두 삭제한다.
공탁은 피해자가 나중에 수령할 수 있도록 법원에 돈을 맡기는 제도다. 하지만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감형만 노리고 '기습 공탁', '먹튀 공탁'을 한 뒤 감경받는 사례가 발생해 사회적 비판이 제기됐다.
양형위는 "공탁이 곧 피해 회복이라는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공탁 포함' 문구를 모두 삭제하고, 공탁에 의한 피해 회복 여부 판단 시 피해자의 수령 의사, 피고인의 회수청구권 포기 의사 등을 신중하게 살필 수 있도록 정의 규정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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