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소식통 "군 승진과 3차 핵실험 관여 못한채 현재 직위만 유지"
"2001년이후 계속돼…김정은 최측근은 최룡해 김영남 최영림 정도"
북한 '김정은 체제'에서 최고 실세로 알려졌던 고모부 장성택이 이미 실권을 박탈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 대북소식통은 21일 “최근 장성택이 모든 권력을 박탈당했다는 북한 내부 정보가 있다. 중국 내부에 있는 대북소식통에게서도 똑같은 소식을 전해들었다"며 "장성택이 최근 북한에서 있었던 군 장성급 승진인사나 3차 핵실험 등에도 전혀 관여하지 못한 채 현재 지위만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택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고 그의 아들 김정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통치자로 등극한 이후 나이 어린 수령을 대신해 사실상 북한의 실세로 부각된 인물이다. 지난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자격으로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공식 방문했을 때 그에 대한 중국의 예우 역시 ‘섭정’급 수준으로 평가됐었다.
이 때문에 현재 김정은 정권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그의 통치력이 아니라 장성택을 비롯한 후견세력의 지지에서 나오는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김정일이 장성택을 견제하기 위해 내세운 인물로 알려진 리영호 전 총참모장이 전격 숙청된 사건으로 북한 권부 내에서 장성택과 단독으로 맞설 인물이 없는 것으로 보여졌다.
하지만 장성택 부부는 현재 명목상 부부로 남아 있을 뿐으로 장성택은 김정일 생전에 3번씩이나 실각했다가 김정일이 사망하기 1년 전에 다시 불러올려진 사실이 있다. 그런데다 장성택이 전면으로 나설수록 견제가 심해질 것도 예상되는 일로 김정일을 둘러싼 고위층의 암투가 시작됐다는 전망도 있다.
이후 장성택은 김정은 집권 8개월만인 지난해 8월 김 씨 일가가 아닌 사람으로선 이례적으로 50여명에 이르는 초대형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공식 방문해 주목을 받았다. 장성택의 방중을 계기로 나선지구 관리위원회와 황금평·위화도지구 관리위원회 설립이 선포되는 등 북·중 경협 합의가 이뤄지자 성급한 개혁·개방이 점쳐지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 9월 황금평 경제특구 관리위원회의 청사 착공식이 개최되고 공사가 이뤄지는 등 변화가 있었지만 동시에 장성택 방중으로 도출된 북중 경협 합의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한 것으로 실은 북한이 최근 새롭게 시작한 6.28 방침을 내세워 중국의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는 견해도 뒤따랐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장성택은 김정은과 함께 한 공개 석상에서 김정은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듯한 자세로 일관하는 모습들이 종종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 16일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가 김정일의 71회 생일을 맞아 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할 때 다른 사람들이 모두 인사 중일 때 김정은과 장성택이 유일하게 인사를 일찍 마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28일 제4차 당세포비서대회 회의에선 참석한 간부 모두가 똑바로 앉은 자세로 정면을 응시하는 동안 장성택은 옆으로 비스듬히 앉아 다른 곳을 지켜보는 모습을 취했다.
이를 두고 장성택이 실세임을 다시 한 번 입증시킨 장면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대체적이었지만 이에 대해서도 소식통은 “장성택이 정말 최고 권력자라면 결코 공식석상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가 실세여서 거만해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권력을 박탈당한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장성택이 권력을 잃었지만 현재 지위까지 박탈당하는 일은 없고 다만 부마로서 지위만 누릴 뿐”이라면서 “북한 체제의 특성상 김 씨 일가 외 다른 실세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동안 정부를 포함해 국제사회에서도 장성택의 실세론과 관련해 각종 추측과 분석들이 나오는 등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통일부는 지난 1일 발간한 ‘2013년판 북한 권력기구도’를 통해 “장성택 북한 국방위 부위원이 정치국 위원 서열 1순위로 등재됐다”며 “당 중앙군사위원 16명 중에서도 장 부위원장이 선두에 올랐다”고 전했다.
또 이번 북한 3차 핵실험 이후에도 미국의 러시아 출신 북한 전문가가 “추후 장성택이 중국을 달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의 알렉산더 만수로프 연구원의 주장으로 “김정은이 의도적으로 장성택을 핵실험에서 비켜서도록 만든 다음 중국과 북한이 갈등을 빚는 상황이 벌어지면 장성택이 나서 중국의 이해와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는 것이다.
김정은 체제 들어 처음 열린 2012년 4월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최룡해가 군부 내 최고직책인 총정치국장에 임명되면서도 장성택은 정치국 위원에 보선됐었다. 실제로 당을 이끌고 있는 것이 장성택이라고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이 정도 임명에 그친 것을 두고 ‘장성택을 그늘에 가리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많았다.
하지만 소식통은 이런 분석들에 대해 “장성택이 권력을 휘두를 수 있었던 것은 단지 1995~2000년까지로 한정된다. 2001년 이후 실권자 지위를 박탈당하고 다시 올라선 일이 없다”면서 “김정은의 최측근이자 실세로 꼽을 수 있는 인물은 아직까지 최룡해 총정치국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장, 최영림 내각총리 정도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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