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보상은 시공사와 유가족 문제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은 울먹이는 유족들의 손을 잡고 “죄송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박 시장은 18일 노량진 수몰사고로 숨진 근로자 6명의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고대구로병원을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박 시장은 대기실에 앉아있는 유족들에게 다가가 한쪽 무릎을 바닥에 댄 채 손을 잡으며 거듭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 유족이 얼굴을 돌려 박 시장을 외면하자 말 없이 손을 잡고 있다가 “(서울시가) 최선을 다해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유가족들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박 시장은 유족 대표들과 마주한 내내 허리를 숙이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두 손을 잡고 “얼마나 상심이 크냐. 불편한 게 있으면 바로 말씀하시라”고도 했다. 유족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앞서 박 시장은 합동 분향소에서 분향을 한 뒤 희생된 6명의 영정사진을 차례로 바라보며 한동안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보상-합의는 시행사와 유족들 문제이지만..."
박 시장은 이날 유족 보상-합의 문제에 대해 “시행사, 시공사와 유족들 간의 문제이지만, 공사를 발주한 서울시도 원만하게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서울시는 “보상책임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었다. 박 시장이 이번 사고의 책임론에 휩싸이는 등 정치적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최소한의 ‘방어막’을 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박 시장은 이번 사고가 ‘과거 관행’이라는데 초점을 맞췄다. 박 시장은 “이번 사고에 대해 철저하게 원인 조사를 하고, 엄정한 책임을 가리겠다”며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관행과 제도를 고치는 일도 추호의 부족함이 없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전날에도 “관행이었던 모든 문제를 재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박 시장은 ‘서울시 건설 알림 서비스가 무용지물이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전면 조사와 감사를 통해 관행을 개혁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시는 경찰 조사와 병행해 내부 감사를 벌이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 시공사, 감리사에 대해 시 자체 감사를 통해 원인규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 유족 지원 태스크포스(TF)와 보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TF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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