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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노무현 대통령 전화해 청와대 오라더니”


입력 2013.08.13 14:39 수정 2013.08.13 14:49        동성혜 기자

트위터 통해 원내대표시절 이야기, 박 대통령 우회적 비판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지난 7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13일 트위터를 통해 사학법으로 정국이 경색됐던 2006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이 의원이 소개한 내용은 이렇다. 2006년 4월 29일 당시 이 의원이 원내대표하던 시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해 청와대 관저에서 조찬을 하자고 제의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당시 사학법 개정문제가 마무리 되지 않아 여야가 싸우고 있을 때라 일단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하고 밤늦게 울산에서 올라와 다음날 아침 청와대 관저로 갔다고 한다.

청와대에 가니 당시 여당의 김한길 원내대표가 먼저 와 있었다는 것. 노 전 대통령은 갑자기 아침을 먹자고 해서 미안하다며 반갑게 대해줬다고 한다. 조찬 직후 차를 마시며 노 전 대통령은 김 원내대표에게 “김 대표님 이번에는 이 대표 손들어주시죠”라고 말해 당황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은 “야당 원내대표 하기도 힘든데 좀 도와주시죠, 양보 좀 하시죠”라고 말했고 순간 김 원내대표는 얼굴이 굳었다고 한다. 이어 김 대표는 대통령이 당 분위기와 다른 말을 한다고 정색을 했고 이에 노 전 대통령은 당 분위기는 잘 알지만 본인의 뜻이 그렇다며 여당에 양보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김 대표는 당에 가서 보고해야 된다며 일어서서 나갔다”며 “노 전 대통령과 둘이서 청와대 구경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의원은 “한 시간 넘게 노 전 대통령의 안내를 받고 헤어지는 데 ‘이 대표님 또 만날 수 있을까요’라는 말이 마지막이 될 줄은 나도 몰랐다”면서 그날 두가지를 배웠다고 한다.

하나는 김한길 여당대표에게는 여당 원내대표가 대통령 앞에서 당의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한 것과 다른 하나는 노 전 대통령에게는 정국이 꼬여 여야가 싸울 때는 야당의 손을 들어주는 여유가 있다는 것.

이 의원은 “그후 내가 원내대표를 그만둘 때까지 노 전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거나 비난하기가 인간적으로 어려웠다”며 “지금은 고인이 된 분과 있었던 이야기가 오늘따라 생각이 났다”고 마무리 지었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최근 국정원 개혁 등을 둘러싸고 여야의 대치로 정국이 경색한 시점에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나서서 정국을 풀어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라는 해석이 높다.

아울러 당을 향해서도 청와대에 할 말은 하라는 의미도 숨어 있다.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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