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여부를 떠나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가장 가치 있는 타자(MVP)를 꼽으라면 역시나 두산 최준석이다.
최준석은 31일 대구 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과의 원정 5차전에서 홈런 1개 포함 4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이번 시리즈 들어 최준석의 존재감은 홈런왕 박병호(넥센·37개) 이상이다. 한국시리즈 타율 0.381(21타수8안타) 3홈런 5타점을 기록 중이며 포스트시즌 전체를 놓고 봐도 타율 0.351(37타수 13안타)로 무척 뜨겁다. 이제 7차전에서 1개의 홈런만 더 추가한다면 2001년 타이론 우즈(당시 두산)가 기록했던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6개)을 넘어서게 된다.
문제는 최준석을 받쳐줄 타자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6차전에서 최준석 바로 앞에 배치된 3번 김현수는 번번이 찬스를 무산 시키는 바람에 팀 패배의 원흉이 되고 말았다.
현재 두산 김진욱 감독은 김현수의 부진으로 인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현수는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217(23타수 5안타)에 그치고 있다. 1차전에서 1개의 홈런을 터뜨렸지만 이후부터는 침묵을 지킬 뿐이다.
무엇보다 6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친 점이 너무도 뼈아팠다. 1-0으로 앞서던 2회초 2사 만루 찬스를 맞이한 김현수는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4회에도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김현수가 기록한 잔루만 4개. 급기야 3회말 수비에서는 어설픈 캐치로 진갑용에게 2루타를 내줬고, 동점의 빌미를 제공한 바 있다.
사실 김현수는 가을만 되면 고개를 숙이기 일쑤다. 특히 2008년 SK와의 한국시리즈는 김현수가 잊고 싶은 기억 중 하나다. 그는 당시 팀의 중심타선에 배치됐지만 21타수 1안타의 참담한 성적을 남겼고, 3차전과 5차전 9회말에 각각 만루 찬스를 맞이했지만 병살타에 그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래도 김진욱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김현수에 대한 믿음을 접지 않았다. 붙박이 지명타자였던 홍성흔이 컨디션 난조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어도 김현수만큼은 고정 3번 타자로 줄곧 출장했다.
하지만 마지막 7차전까지 몰린 이상 김진욱 감독도 김현수 활용에 대해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현재 두산은 최준석의 방망이가 뜨겁기 때문에 테이블세터진이 마련한 득점 찬스를 연결할 3번 타자의 활약이 무척 중요하다.
실제로 최준석은 6차전에서 5차례 타석에 들어서는 동안 무려 3번이나 선두 타자로 나왔고 3타수 3안타, 그리고 5회에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최준석 뒤에 배치된 1루수 오재일 역시 3타수 2안타로 타격감이 살아난 것을 감안하면 3번 타자의 부진이 더욱 아쉽기만 하다.
더욱 큰 문제는 김현수를 제외한다 하더라도 구멍을 메워줄 대타 요원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6차전에서 김현수를 대신해 대타로 들어선 민병헌 카드가 있지만 13타수 2안타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결국 김현수가 살아나야 두산의 우승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공교롭게도 삼성의 7차전 선발 투수는 좌완 장원삼이다. 다행히 김현수는 좌타자임에도 불구하고 좌완에게 약한 타자가 아니다.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에서 일본의 좌완특급 이와세 히로키를 상대로 1타점 결승 적시타를 뽑아낸 기억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김현수의 부활이 없다면 ‘미라클 두산’도 요원한 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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