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수사 외압 폭로 권은희 과장, 총경 승진 탈락
진보진영 "치졸하고 편파적인 보복이며 탄압이다" 맹비난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 당시 윗선 외압을 폭로한 권은희 서울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이 최근 총경 승진에 탈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일각에서는 ‘정치 보복’이라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은 9일 89명의 총경 승진 내정 인사를 발표했으나, 권 과장은 이번 승진 인사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간 고시 출신 경찰들이 대부분 총경 진급을 무난하게 통과한 것에 견주어볼 때 매우 이례적인 사안이라고 볼 수 있다.
사법연수원 33기 출신의 권 과장은 지난 2005년 경정으로 특별채용된 이력이 있다. 그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국정원과 관련된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하며 야권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인사와 관련해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능력과 자질을 최우선의 기준으로 선정했다”며 “일선에서 ‘4대 악 근절’ 등 주요 국정과제를 적극 추진해온 지역치안 책임자 등을 배려했다”고 밝혔다.
이에 촛불인권연대 한웅 변호사는 “치졸하고 편파적인 인사 발령”이라고 규탄하며 “앞으로 어느 공직자가 정의를 말하겠는가?”라고 언급했고, 안진걸 참여연대 합동사무처장은 “(권 과장이)승진에서 누락한 것은 누가 봐도 치졸한 보복이고 탄압”이라고 비판하는 등 진보 성향 측에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권 과장은 이번 승진에 탈락하면서 2019년 계급정년을 맞게 됐다. 규정상 다음 승진에서도 탈락할 경우 4년 뒤에는 퇴직 절차를 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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