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대낮에 공원에서 여자아이에게 귀엽다고 손등에 뽀뽀를 해도 강제추행이라고 판결했다.
15일 서울고법 형사8부(이규진 부장판사)는 공원에서 여자어린이가 귀엽다고 뽀뽀한(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한모 씨(68)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1500만 원과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했다.
한 씨는 2013년 5월 서울 강서구의 한 공원에서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며 놀던 초등학교 4학년 박모 양이 인사를 하자 악수를 청하며 박 양의 손등에 입을 맞춘 후 자신의 손에도 뽀뽀해달라고 말했고 박 양이 거부하자 자전거 앞을 가로막은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씨는 어린 박 양이 귀여워서 손등에 입맞춤을 한 것이며, 당시 사람들이 오가는 공원에서 성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항변했다.
1심 재판부는 “박 양이 자벌적으로 손을 내밀었고 사건 장소가 대낮에 주민들이 지나다니는 공원이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친근감 표시 외에 추행의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 한 바 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박 양이 인사를 하거나 악수를 하려고 손을 내민 것은 웃어른을 공경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으로 보이고, 사건 이후 박 양이 친구들에게 피고인을 조심하라고 당부한 점 등을 고려하면 추행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비록 행인이 많은 공원에서 일어난 일이고 성욕을 만족시키려는 목적이 없었더라도 초등학교 4학년 여학생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킨 행위에 대항하고, 그로 인해 정신적·육체적으로 미숙한 피해자의 심리적 성장과 성적 정체성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