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최후진술까지 "박근혜정부 영구집권 음모"
"유신이 부활하면 6월 항쟁도 부활" 주장
성난 보수단체 회원들 법정 밖에서 시위
내란음모 혐의로 기소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만약 음모가 있었다면 내란음모가 아니라 박근혜정부의 영구집권음모가 있었다는 것이 사실에 더 부합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정운)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진행된 최후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자신의 무죄를 거듭 호소했다.
이날 법정 내 별다른 소동은 없었으며, 최후발언에 나선 이 의원은 시선을 원고에 고정한 채 읽듯이 발언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나는) 북한과 연계를 맺은 적도 없고 폭력으로 (국가)전복을 하려한 적도 없다”며 “검찰은 나를 들어본 적도 없는 RO의 총책이라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그야말로 토끼에게서 뿔을 찾는 격이다. 없는 것을 없다고 하는데 이를 증명하라니 기막힐 노릇”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번 사건을 ‘국정원에 의해 조작 날조된 정치공작’으로 규정, 현 정권의 영구집권음모론을 제기하며 국정원과 청와대에 모든 화살을 돌렸다.
이 의원은 “지난해 8월은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국정원 해체를 요구했고 성난 민심은 그 책임을 청와대로 향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내란음모사건이 터지며 이 모든 걸 흡수했다”며 “국기문란 사건도 청와대 책임론도 NLL 공방도 (사라지고) 정권비판은 종북으로 내몰렸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검찰은 이 재판을 통해 종북몰이와 색깔론에 사법적 확인을 받아냄으로써 야권연대를 파기하여 정권을 넘볼 수 없게 만들려했다”며 “집권세력의 영구집권에 든든한 받침을 마련하고자 나와 진보당을 희생양으로 올려 세운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만약 음모가 있었다면 내란음모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박근혜정부의 영구집권 음모가 있었다는 것이 사실에 부합한다”며 “유신군사독재 시대라면 이런 영구집권이 성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우리 국민이 결코 좌시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유신이 부활하면 6월 항쟁도 부활 할 것이다. 이번 재판이 우리 민주주의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보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 굳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당원들이 재판결과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갖고 있음을 알고 있고, 이번 재판 결과가 정당해산심판에 끼칠 영향도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어떠한 상황 돌아와도 진보정치는 결코 좌절하지 않는다. 우리 민족이 없어지지 않고, 우리사회가 없어지지 않는 한 진보정치는 언제나 살아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약 한시간 정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이 의원의 최후발언은 약 20분 만에 끝났으며 그는 시종일관 한 표정으로 준비해 온 원고지를 담담히 읽어 내려갔다. 중간 중간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지만 그는 끝까지 시선을 원고에 고정한 채 발언을 마쳤다.
이 의원의 발언 동안 법정 내 별다른 소동은 없었으며 이정희 통진당 대표와 같은 당 김재연 의원은 묵묵히 이 의원의 모습을 바라봤다.
이날 검찰과 변호인단의 최종의견 진술에 이어 이 의원 등 피고인들의 최후발언 절차로 이번 내란음모 공판은 모두 마무리됐다. 이에 재판부는 오는 17일 오후 2시 피고인들에 대한 1심 결과를 선고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한편, 이날 오후 수원지법 앞에서는 통진당원 300여명과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 회원 400여명이 모여 각각 집회를 열었다. 영하의 날씨에도 이날 집회는 열띤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보수 측이었다.
고엽제전우회, 자유총연맹 등 보수단체 회원 400명은 오후 3시30분부터 “내란음모 책동한 이석기를 국민이름으로 심판하라”는 대형 플랜카드를 내걸고 이 의원의 구속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한 70대 고엽제 회원은 이날 본보 기자와의 만남에서 “이번 사건은 그야말로 완벽한 내란음모사건이다. 이 이원에 대해 중형에 내려야 마땅하다. 20년 징역형은 적당하다”고 주장했고, 또 다른 60대 회원도 “RO조직의 실체는 곧 통진당이다”며 “이석기 대한 구형이 자연스럽게 통진당 해체 수순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진당원 약 300명도 곧바로 맞불을 놨다. 이들은 오후 6시경부터 촛불을 켜들고 정치검찰, 박근혜정권 규탄대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각종 피켓과 현수막을 통해 “정치검찰 규탄한다” “내란음모 조작이다” 등 목소리를 높였다.
한 70대 통진당원은 “이번 사건은 증거도 제대로 증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몰아붙인 공안탄압”이라며 “민주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의원과 통진당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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