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정희, 총선 김용민, 지선엔 정청래 '역대급 X맨'
"무인기 북한소행은 코미디" 파문에 당 전전긍긍
보수 네티즌 "고마워 정청래" 당은 서둘러 선긋기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최근 발견된 소형 무인기가 북한의 소행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면서 시작된 논란이 일파만파 되고 있다.
특히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북풍공작’을 주장한 정 의원과 진보진영이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내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보수성향 네티즌들 사이에선 “고마워요 정청래”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대선 때는 이정희, 총선 때는 김용민, 지선은 정청래. 최고의 X맨”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진보진영에서는 지난 대선 패배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이정희 막말’과 4.11 총선에서 야권에 패배의 원인으로 꼽힌 ‘김용민 막말 사태’가 떠오른다는 말이 곳곳에서 나온다.
새정치연합 한 관계자는 “정 의원이 개인적으로 의혹을 제기한 것을 우리당 전체의 입장으로 오해하실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여당에 좋은 일만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정 의원의 발언을 꼬집었다.
지난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 당시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국제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의혹을 제기해 정국이 혼란에 빠졌던 상황이 재현될지도 주목된다. 새정치연합이 정 의원의 발언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파장의 방향과 크기가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논란에 ‘정청래 개인의견’으로 선을 긋고, 서둘러 발을 빼는 분위기다.
새정치연합은 12일 대변인 현안 브리핑을 통해 무인기 발견을 “영공 경계실패”라며 무인기가 북한에서 날아왔다는 것을 전제했다. 이는 “북한 소행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정 의원의 주장과는 반대 방향이다. 대신 화살의 방향을 정부의 ‘안보무능’을 비판하는데 돌렸다.
새정치연합은 “영공 경계실패에 이어 허술한 군사기밀 관리, 보고의 누락과 지연 등 군의 총체적 기강해이 사태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이 여론”이라며 “무능하고 무책임한 안보라인을 전면 교체하고, 강도 높은 국방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일부 야당 인사는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도 부인하며 정쟁을 일으켰다”면서 “북한 무인기가 청와대를 찍어도 의혹을 제기하는 의원은 도대체 어느 나라 의원이냐”라고 비판했다.
"선거 앞두고 여당에 좋은 일만 생겨" 당내에서도 'X맨'취급
아울러 정 의원의 “무인기가 북한에서 보낸 게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발언을 소개한 온라인 기사는 1만건이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네티즌들 사이에서 ‘성지’로 떠올랐다.
네티즌들은 “정청래 의원은 북한의 정치인인가, 우리나라 정치인인가.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라”, “북한 소행이 아니면 일본에서 날아왔겠나”, “정부의 발표를 믿지 않고 북한의 주장을 믿는 사람은 북한으로 보내라”며 정 의원을 맹비난했다
한 네티즌은 “정 의원이 이석기보다 더 하면 더 했지, 털끝 하나 만큼도 대한민국에 도움이 안 되는 정치인”이라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정청래는 X맨이 확실하다. 이번 지방선거에도 새누리당의 압승을 예상해본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정 의원 외에도 진보진영을 중심으로 ‘무인기가 북한 소행이 아니다’는 의혹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고공 비행하던 무인기가 추락했는데 동체가 너무 멀쩡하다”, “누가 야산에 살짝 갖다놓은 것이다”, “어떻게 북한에서 서울까지 날아올 수 있느냐”는 등의 주장을 펴고 있다. 이들의 주장 이면에는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북풍조작을 한다’는 음모론이 깔려 있다.
이에 국방부는 “파주와 삼척,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위장 색이 북한 무인기와 거의 같고 우리나라 군부대만 집중적으로 사진 촬영을 한 점 등으로 미뤄 북한 소행으로 볼 수 있는 근거가 충분하다”며 “북한 무인기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무인기에 탑재된 GPS 수신기가 미리 입력된 좌표에 따라 정해진 경로를 비행하고 이륙장소로 돌아오기 때문에 내장된 메모리칩의 GPS 좌표가 해독되면 의혹 자체가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의 좌표 해독에는 2주에서 한 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무인기에 적힌 ‘서체’가 우리 서체인데, 북한 무인기에 왜 아래아 한글 서체가 붙어 있느냐”며 “북한에서 보낸 게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어 “날짜가 아니라 ‘날자’라고 쓰여 있어 북한 것이라고 하는데, 북한은 보통 ‘광명 납작체’를 쓴다”면서 “북한의 무기를 보면 보통 ‘주체 몇년’같은 연호를 사용하는데 그것도 없다”고 했다.
정 의원은 “북한 무인기라면 왕복 270㎞를 날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5㎏의 가솔린을 탑재해야 한다”며 “무게가 12㎏짜리 무인기가 5㎏ 배터리를 장착하면 뜰 수가 없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또 “북한 무인기라고 소동을 벌인 것에 대해 누군가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날이 올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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