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군 되나 반란군 되나' 이용섭의 광주 승부수
탈당, 의원직 사퇴선언 이어 5.18 묘지 참배
강운태 예비후보와 단일화 성사되면 파괴력은...
광주시장 선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용섭 예비후보가 끝내 독자행보를 고집할 태세다. 이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국회의원직 사퇴선언에 이어 연일 새정치연합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3일 당 지도부의 광주시장 전략공천 방침에 반발해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당 공천심사관리위원회가 광주시장 후보로 윤장현 전 (구)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의 전략공천을 결정한 데 대해 “밀실정치를 통해 황금연휴를 앞둔 심야에 전격적으로 ‘낙하산 공천’, ‘지분공천’을 단행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광주 시민들의 참정권을 짓밟고, 광주정신을 훼손한 김한길·안철수식 ‘새정치’가 얼마나 오만한 결정이었는지 시민들의 힘으로 보여주겠다”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이 김한길·안철수 지도부로부터 해방되는 날, 나는 반드시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사흘 뒤인 5일에는 이정일 전 광주 서구청장, 오병채·기한성 광주시당 고문, 이영태 부위원장, 조광향 전 광주시의원, 김재립 상무위원, 채종순 광산구의원, 권석 광주시당 홍보국장 등 광주시당 당직자 10여명을 비롯해 이 후보의 지지자 200여명이 단체로 새정치연합 광주시장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이후 이 후보는 본격적으로 무소속 행보를 가속화했다. 지난 7일 국회의원직 사퇴를 선언하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했던 이 후보는 8일에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뒤 지지자 300여명을 이끌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현재 이 후보의 노림수는 함께 탈당한 강운태 현 광주시장과 단일화를 통한 윤 후보와 맞대결이다.
이 후보는 지난 8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사람(이용섭·강운태)이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광주 죽이기를 막아 달라는 시민의 뜻을 따르겠다”며 “양 후보 캠프가 공고화되고 상대방에 대한 비방전도 전개될 수 있기 때문에 후보 단일화는 빠르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두 후보 단일화 여부는 이번 광주시장 선거의 가장 큰 변수다.
광주타임즈·톡톡뉴스·미디어전남이 한백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4일 광주지역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 따르면 단일화 여부에 따라 오차범위 내에서 1위가 뒤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가 단일후보로 나선 가상 다자대결에서는 이 후보가 35%의 지지를 얻어 윤 후보(32.8%)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으며, 강 시장이 단일후보로 나설 경우에는 30.4%대 30.0%로 접전을 벌였다.
반면, 이 후보와 강 시장이 모두 무소속으로 출마할 때에는 윤 후보(26.4%)와 이 후보(25.7%)가 0.7%p 차 접전을 벌였고, 강 시장(21.0%)과 이정재 새누리당 후보(11.8%)가 뒤를 이었다.
한편, 광주시장 선거 결과에 따라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의 향후 정치적 입지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광주지역 국회의원 5명이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상황이기 때문에, 윤 후보가 당선된다면 호남지역에서 안 대표가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
반대로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윤 후보를 내세웠던 것이 ‘무리수’였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고, 이에 따른 리더십 타격도 불가피해진다. 결국 차기 당권과 대권 도전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현재 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 후보의 행보와 관련해 일절 언급을 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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