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단식 중단에…자대련도 '폭식투쟁' 취소
유가족 단식 중단으로 명분 사라져…세월호 특별법 개정 반대 서명운동으로 전환
28일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 씨의 단식농성에 대항해 ‘폭식투쟁’을 예고했던 자유대학생연합(자대련)이 기존 계획을 철회했다. 김 씨가 자대련의 ‘폭식투쟁’이 예정됐던 오후 5시 이전에 단식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김상훈 자대련 대표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전화 통화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단식을 중단한 만큼 폭식투쟁의 의미가 없어져 성명서 낭독과 서명운동으로 행사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서명운동의 주제는 ‘세월호 특별법 개정 반대’에 관한 것으로, 자대련 회원들은 이날 오후 8시까지 5호선 광화문 역 부근 KT 광화문 사옥에서 서명운동을 하다 철수했다.
다행히 적절한 시기에 세월호 유족의 단식이 중단되면서 같은 공간에서 ‘단식농성’과 ‘폭식투쟁’이 벌어지는 볼썽사나운 상황은 면하게 됐고, 양측 지지자들간 충돌 우려도 사라지게 됐지만, 자대련은 이날 페이스북과 보도자료 배포를 통한 폭식투쟁 예고로 인해 여론의 비난의 대상이 됐다.
자식을 잃고 벼랑 끝에 선 세월호 유가족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하고 그들을 조롱하는 행위를 벌인다는 비난이 SNS를 들끓게 했다.
이에 대해 자대련 측은 “유족을 조롱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고, 일부 언론을 통해 행사의 의미가 왜곡됐다”는 입장이다.
김상훈 대표는 “폭식투쟁을 계획한 것은 유족들이 단식으로 인해 죽음으로 향하는 것을 중단시키기 위한 것으로, 단식을 진행 중인 유족에게 물러날 수 있는 여지를 주자는 취지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세월호 유가족들과도 충돌을 피하고 그들에게 세월호 특별법 개정 요구(수사권 기소권 요구)가 왜 부당한지에 대해 설득하고, 단식투쟁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을 고수할 게 아니라 논리 싸움으로 가는 게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이익이 된다는 점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폭식투쟁’이 단식 중인 유가족을 조롱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행사 참여자들에게 유가족을 조롱하는 발언이나 태도는 절대 금지할 것을 당부시켰고, 폭식투쟁을 진행했을 경우 간부들을 통해 철저히 통제할 계획이었다”며, “단순히 먹기만을 위해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충분히 인지시켰다”고 항변했다.
한편, 김영오 씨의 단식농성 중단 이후 새정치민주연합과 시민단체 등이 릴레이 단식에 돌입하기로 했고, 여고생 양지혜 양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했지만, 자대련은 폭식투쟁을 다시 진행할 계획은 없으며, 대신 전국적으로 서명운동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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