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광장 메운 10만 "미국, 제 코도 못씻는 주제에..."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반발, 25일 대규모 미국 규탄 군중대회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반발해온 북한이 25일 평양에서 대규모 군중대회를 열면서 반미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대조선 인권 광란극을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리기 위한 평양시군민대회가 25일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날 대회에는 당과 정권기관, 근로단체, 성, 중앙기관 일꾼들을 비롯해 군과 군 내무군 장병들, 평양시내 기관, 공장, 기업소, 농장, 대학, 전문학교의 일꾼들, 근로자들, 교직원, 학생들이 참가했다.
통신은 또 “이날 대회에 해외동포들과 반제민족민주전선 평양지부 대표, 평양 주재 대사관 대표들과 직원들, 무관단 성원들이 초대됐다”고 전했다.
통신에서 이름이 거론된 간부는 김기남·김평해 당 비서와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로두철 내각 부총리,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1부부장 등이다.
김일성광장을 가득 메운 인파로 볼 때 10만여명 정도가 모인 것으로 추산된다. 대회에서는 북한 국방위원회 성명이 전달되고 군과 노동자, 농업인, 청년학생의 각각 대표들의 연설도 이어졌다.
통신은 연설 내용에 대해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제 코도 못씻는 주제에 유엔무대를 도용하여 벌려놓은 비열한 반공화국 인권소동은 공화국의 참다운 인권에 먹칠을 하고 국권을 해치려는 노골적인 선전포고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대회를 보도한 노동신문에 실린 행사 사진에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결사옹위하는 총폭탄이 되자’ ‘미국과 그 하수인들이 조작해낸 ’인권결의‘라는 것을 전면 거부, 전면 배격한다’ 등이 적힌 플래카드도 보였다.
이보다 앞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황해남도 신천박물관을 방문해 원색적인 미국 비난 발언을 쏟아냈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의 최고지도자의 비난 발언을 그대로 소개했으며, 김정은은 “6.25전쟁 당시 미군이 신천군 일대에서 대규모 양민 학살을 저질렀다”며 미국을 향해 “살인귀” “식인종” “침략의 원흉이고 흉물” 등의 거친 표현을 썼다.
이와 함께 북한 국방위원회도 유엔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된 직후인 23일 성명을 내고 “며칠 전 오바마의 친서까지 들고 찾아온 미국 고위관리들을 아량 있게 대해주었고 여러 명의 미국 국적의 범죄자에게도 인도적인 관용을 베풀어주었지만, 미국은 대조선 인권소동에 광분하는 것으로 응수했다”며 “그로 하여 우리의 무자비한 보복세례를 받을 첫 과녁이라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주장했다.
국방위는 또 “우리의 이 입장은 일본과 EU, 박근혜 패당에게도 무사할 수 없다는 것을 알리는 포고이고 유엔도 서둘러 공정한 수습조치를 취하라는 경고”라면서 “이 땅에 핵전쟁이 터지는 경우 과연 청와대가 안전하리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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