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화재 ‘이불’로 여성 살린 시민 영웅 신원 확인
세차장 시공 전문업체 사장...인근 공사장서 준공 준비하다 구조 동참
의정부 화재 당시 이불로 여성들을 받아낸 ‘시민 영웅’의 신원이 확인됐다.
지난 10일 의정보 화재 당시 맨손으로 주민 구조를 도왔다는 한 시민의 사진이 퍼지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13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이 시민은 세차장 시공 전문업체 사장 60살 박모 씨로 전해졌다.
화재 당시 화재현장 인근 공사장에서 세차장 준공 준비를 하던 중 갑자기 맞은편 건물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화염 사이에서 한 여성이 수건을 흔들며 “살려 달라”고 외치자 박 씨는 공사에 쓰이는 사다리를 메고 화재현장으로 달려갔다.
박 씨는 즉시 오피스텔과 옆 철길 사이로 들어가 쌓여 있던 높이 2m 가량의 짐더미 앞에 사다리를 놓고 위로 올렸다.
박 씨는 사다리를 오피스텔 벽에 붙여 타고 올라 여성을 구하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사다리는 여자가 있는 층까지 닿지 않았고 마침 짐 더미 위에 있던 이불 몇장을 집어 들었다.
주위에 있던 세 명의 남성이 함께 이불을 펼쳐 여성이 뛰어내리면 받도록 했다.
여성은 이불보로 만든 밧줄을 집 안 쪽에 고정시키고 다른 한 쪽을 아래로 내려 탈출을 시작했지만 이불보 길이가 길지 않자 남성들이 잡고 있던 이불로 뛰어내렸다.
이로 인해 여자는 허리를 살짝 삐끗했을 뿐 목숨을 건졌고 소방관 두 명이 짐 더미 위로 올라와 안전한 곳으로 여성을 옮겼다.
이어 박 씨는 아파트 위에서 또 다른 여자가 밧줄을 붙잡고 허공에 매달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여성은 발이 짐 더미에 닿기 전 밧줄을 놓치고 추락했지만 박 씨를 비롯한 두 명이 맨손으로 여성을 받아냈다.
이렇게 또 한 명의 여성은 목숨을 구했고 뒤따라 탈출한 그녀의 남편으로 보이는 남성도 팔에 경미한 부상만을 입고 탈출에 성공했다.
한편 박 씨는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라고 인터뷰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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