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 대리실현으로 아픔 씻는 세월호 유가족
"아들이 작성한 버킷리스트 14개정도 완료…11개 항목 더 남았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이한 가운데 자식들을 잃은 유가족들은 자식의 ‘버킷리스트’ 대리 실현하기, ‘삼보일배’ 등으로 아픔을 치유하고 있다.
세월호 희생자 박수현 군의 아버지인 박종대 씨는 수현 군이 생전 작성해 놓은 버킷리스트를 아들 대신 실현하면서 아들에 대한 추억을 되새기고 있다.
박 씨는 16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통해 “수현이가 고등학교 들어가기 직전에 작성했던 버킷리스트 중에서 작곡, 일본여행, 뮤지션 사인받기 등을 해서 한 14개 정도는 완료했다”면서 “아직 못한 것은 11개 항목정도 된다”고 말했다.
박 씨는 “버킷리스트를 보면 (수현이) 생각이 많이 난다. ‘부모님 효도여행 보내드리기’, ‘아빠 수제 기타 만들어드리기’ 이런 것을 보면 특히 더 많은 생각이 난다”면서 “저한테는 참 착한 아들이였다”고 회상했다.
박 씨는 수현 군이 단원중학교 시절부터 활동했던 밴드공연에도 20번 참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박 씨는 “티켓 예매와 관련해 어떤 특정한 사람들이 대량으로 예약했다가 취소하고 그러는 바람에 걱정을 많이 했었다”면서 “다행히 표를 안 가져오신 분들이 현장에서 티켓을 모두 사는 바람에 관객이 다 못 들어갔다. 공연은 어린 아이들의 꿈을 그냥 실현하는 정치적이지도 이념적이지도 않은 것이였는데 대량 예매를 했다가 취소하는 등의 행위는 이해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강남에서 택시를 탔는데 어떤 택시 기사님이 저는 아무 말씀도 안드렸는데 ‘요즘 세월호 부모들 너무들 한다. 이제 돈 많이 받았으니 회사는 안 갈 것이냐’라고 말씀하시더라”면서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저희는 심한 상처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이승현 군의 아버지인 이호진 씨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광화문을 향한 ‘삼보일배’ 행진에 대해 “고개를 돌린 많은 분들이 세월호 희생자 분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게 할까 방법을 찾던 중 우선 저부터 부서지는 모습을 보여야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 씨를 비롯한 삼보일배 순례단은 지난 2월 진도 팽목항에서부터 삼보일배 행진을 시작, 현재 전라북도 정읍에 머물고 있다.
이 씨는 “(삼보일배 하면서 드는 생각은) 우선 너무 무능력했고 너무 무지했다는 생각을 많이 갖게 됐다는 것”이라면서 “절체절명의 순간에 국가와 정부를 믿었던 나를 우선 탓하고 그리고 승현이한테 미안하다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계속 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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