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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는 괴담만? 진화하는 네티즌 '생존법'도 공유


입력 2015.06.04 18:00 수정 2015.06.04 18:02        하윤아 기자

SNS 타고 예방법 등 전파…'메르스 맵'도 개설

전문가들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의학 정보들 확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네티즌들 사이에서 관련 의학적 정보가 담긴 글이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자료사진) '메르스 맵' 사이트 화면캡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없는 무분별한 괴담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떠돌아 불안과 공포를 확산하고 있지만, 이와 반대로 메르스에 대한 구체적 정보와 예방법 등을 담은 유용한 글도 온라인상에서 공유되고 있다.

메르스와 관련한 온갖 ‘루머’, ‘괴담’의 진원지였던 SNS가 이제는 루머를 차단하고 보다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 국민적 우려를 잠재우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SNS를 통해 ‘메르스 관련해 제일 객관적으로 작성된 글’, ‘메르스 관련해 가장 깔끔하고 현실적·과학적으로 정리가 된 글’이라는 제목의 글들이 공유되고 있다. 확진 환자가 지속적으로 확인되면서 전파력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데 대해 이 같은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불필요한 혼란을 막고 불안을 해소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공유되고 있는 글 내용에는 메르스의 전파력, 증상, 치사율에 대한 오해 등 20가지가 포함됐다. 문답형식으로 나열된 이 정보들은 메르스와 관련한 기초적 지식뿐만 아니라 관련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 만큼 자세하고도 간단하게 정리됐다.

이에 따르면 메르스는 사람과 사람의 전파가 가능하지만 환자와 대화를 하거나 기침을 통해 나오는 비말로 인한 것이라 공기가 매개가 아니기 때문에 ‘공기 전파’, ‘공기 감염’ 이야기는 틀린 이야기다. 또 이 글은 ‘메르스는 치사율이 높다’는 이야기에 대해 “현재까지 나온 논문은 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이기 때문에 전수 조사를 시행하면 사망률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에도 언론이 공포를 조장했다”며 과도한 공포를 조장하는 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초기에 정부대응에 문제가 있는 것은 맞지만 지금은 정부의 발표를 믿고 충분하게 협조하고 따라야 한다”는 조언도 담겼다.

이밖에 환자가 있는 병원 방문, 입원 환자 보호자의 대처법, 외국 여행 가능 여부, 마스크 착용의 효과 등 여러 궁금증에 대한 답변도 담겼다.

이에 대해 글 작성자는 병원 격리가 철저해 방문은 관계가 없으나 병실 방문은 조심해야 하고, 보호자는 마스크나 손수건을 사용하는 등 개인위생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환자와의 접촉이 없으면 거리에서 마스크를 끼고 다닐 필요는 없으며 중동지역을 제외한 해외여행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SNS를 통해 공유되고 있는 또 다른 글 역시 메르스와 관련한 의학적 정보는 물론, 예방법도 자세히 기재됐다.

한 지역 의료기관장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글에는 메르스의 백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로 공포심이 극대화되고 있는 데 대해 호흡기 질병 등의 증상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병을 다스릴 수 있다는 설명이 담겼다. 그밖에 손 자주 씻기, 양치 자주하기, 적당한 운동하기 등 면역력을 높이는 노력을 한다면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메르스 예방법도 실렸다.

이 글의 작성자는 특히 “메르스가 사회적 공포를 일으킬 정도로 커진 것은 다른 게 없고 정부 관련부처의 대응이 미숙했던 것이다. 처음부터 위험지역에 방문하고 온 환자를 따로 격리해 치료했으면 미국처럼 아무 문제없이 해결했을 것을 우왕좌왕하다가 이 꼴이 났다. 초기에 현명하게 판단해서 대처했으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본인을 의사라고 밝힌 작성자가 메르스와 관련한 자신의 의학적 소견을 담은 글도 네티즌들 사이에서 빠르게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글의 작성자는 “바이러스는 숙주의 세포 안에서 살고 자가 증식을 하며 숙주를 공격하는데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는 변이를 한다. 그 결과물들이 신종플루, 사스, 메르스 매년 유행하는 다양한 타입의 독감”이라며 “하지만 인간에게는 면역력이 있어 스스로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이겨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볼라가 아무리 무섭다 한들, 메르스가 아무리 무섭다 한들 개개인이 위생에 주의하고 면역력을 높이면 걱정할 게 없다”며 “언론에서 만드는 이 분위기에 너무 공포스러워 하지 말고 건강하게 삶을 살아 나가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온라인상에는 메르스 확진 환자 발병 현황과 위치 등을 지도에 표시해 보여주는 일명 ‘메르스 맵’ 사이트가 개설되기도 했다. 사람들의 제보나 언론의 보도, 정부의 보도자료 등을 통해 수집된 정보 가운데 신뢰성이 입증된 정보가 게시되며, 화면 한편에는 불확실 정보를 걸러내는 ‘루머신고’ 버튼도 마련됐다.

이처럼 보건당국이 메르스 발생 지역과 병원 명단을 비공개하고 있는 것에 불안을 느낀 네티즌들이 유용한 정보를 주고받고 심지어 정보 공유 기반 사이트를 만들어 불필요한 추측성 정보를 차단, 신뢰할만한 정보를 스스로 확보하는 방식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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