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의 굴레' 어머니 살해 패륜아 징역 16년

집안 환경으로 알콜 중독됐지만 정상 참작 안돼

집에서 어머니와 술을 마시다 술김에 어머니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30대 패륜아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동부지법 제11형사부(하현국 부장판사)는 29일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최모(34)씨에게 징역 16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 4월 26일 오전 10시경 성동구 자신의 집에서 어머니 A(51)씨와 함께 술을 먹다가 “언제까지 직업 없이 있을 거냐. 이럴 거면 집을 나가라”는 말에 격분해 A씨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최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편의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뿐 일정한 직업이 없었고 항상 술을 입에 달고 살다시피 하는 알코올 중독 환자였다.

최씨는 법정에서 어머니도 알코올 중독이라며 어릴 때부터 술에 취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스트레스에 시달려 왔다고도 했다.

그러다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어느덧 자신도 술에 점점 의지하게 됐고, 결국 어머니와 술을 먹다가 사고가 났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알코올 중독이었고, 자신도 이런 환경에서 살면서 대물림으로 알코올 중독이 됐다는 주장은 최씨를 변호해주지 못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술에 취해 저항능력이 없는 어머니를 상당히 오래 폭행해 복부 장기손상에 의한 다발성 출혈로 숨지게 했다"면서 "이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반인륜적 범죄"라며 중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