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상봉 'D-1' 그들이 가장 궁금한 것? "현금 주면..."
"강원도 인제에서 왔는데 오빠 있다는 소식 듣고 반가워 살점 벌벌 떨려"
제20차 이산가족상봉을 앞둔 19일, 속초 한화콘도의 이산가족 등록 현장은 다음날이면 헤어진 가족을 만날 이산가족들의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 찼다.
20일부터 22일까지 북한 이산가족면회소와 금강산 호텔 등지에서 북한 가족을 만날 남측 방문단의 걱정은 준비한 선물을 북의 가족에게 그대로 전해줄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었다.
대한적십자사 봉사자 이정해 씨는 19일 “가족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준비해 온 선물을 북측 가족들이 집까지 (제대로) 가져갈 수 있는지였다. 특히 현금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확답을 받고 싶어 했다”고 밝혔다.
19일 속초 한화콘도에 도착한 남측 방문단들은 북한으로 가지고 들어갈 선물과 짐을 꺼내고 상봉행사를 위한 등록 절차를 거치느라 분주했다.
북한의 사촌오빠 편히정(남, 84) 씨를 만나러 가는 편숙자(78) 씨는 선물로 두툼한 점퍼와 내복, 양말 등 방한용품과 치약, 칫솔을 준비했다.
편 씨는 “강원도 인제에서 왔는데 오빠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반가워서 살점이 벌벌 떨린다”면서 “만나도 얼굴은 모를텐데 (그래도) ‘뼈다구’니까 반갑다”라고 20일부터 진행된 이산가족상봉 행사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북한의 작은아버지 정규현(88)씨를 만나기 위해 어머니 최오순(94) 씨와 함께 이산가족상봉 등록을 하고 있던 정정애(47) 씨는 “초코파이가 귀하다고 해서 초코파이 8박스를 챙겼다. 파스와 두통약, 사탕도 챙겼다”고 말했다. 두통약에는 ‘머리아플 때 드세요’, 파스에는 일하다 다쳤을 때 붙이세요‘라는 메모도 붙어 있었다.
북한의 시동생 송동호(81) 씨를 만나러 가는 강화선(89) 씨도 “65년간 못 만났는데, 시동생 만나는 것이 얼마나 기분이 좋겠나. 나라를 위해 의용군가야 한다니까(라고 한 후) 65년 소식을 모르고 살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적십자는 고령의 이산가족 상봉자들을 위해 34개의 휠체어를 준비했다.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되는 1차 상봉에서는 24개의 휠체어가 대여돼 금강산까지 활용될 예정이다.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은 남측 상봉단을 위해 개성공단 기업협회에서도 점퍼와 남녀 양말, 화장품과 손수건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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