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야 가라’ 김인식호가 받아든 최상 시나리오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11.12 07:34  수정 2015.11.12 07:35

장원준 7이닝 1실점 호투로 불펜 부담 덜어

타선 대폭발로 자신감 충전..베네수엘라전 승리 예감

장원준의 호투와 타선 대폭발로 최상의 시나리오를 받아든 김인식 감독. ⓒ 연합뉴스

도미니카전 대승을 이끌어낸 김인식호가 최상의 시나리오를 받아들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11일 대만 타이베이 타오위안 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도미니카와의 2차전서 타선이 폭발하며 10-1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B조 예선 1승 1패를 기록하게 된 대표팀은 남은 베네수엘라, 멕시코, 미국전서 최소 2승 이상을 거둔다면 자력으로 8강 토너먼트를 확정할 수 있다.

현재 2경기씩 치른 B조는 그야말로 혼전 양상이다. 일본이 2승으로 단독 선두를 유지 중인 가운데 한국을 비롯해 멕시코, 미국, 베네수엘라 등 4개국이 나란히 1승 1패를 기록했다. 2패의 도미니카는 남은 3경기를 모두 잡아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사실 김인식 감독은 경기 전 선발 투수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예정대로라면 대표팀 2선발로 낙점된 이대은이 나설 차례였다. 하지만 김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대표팀은 저녁 시간에 열린 도미니카전을 끝낸 뒤 이튿날 낮 경기로 예정된 베네수엘라전을 치러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선수들의 휴식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 따라서 선발 투수를 길게 가져가되 불펜의 소모를 최대한으로 줄이는 것이 도미니카전에서 해결해야할 숙제였다. 결국 이닝이터로 명성이 자자한 장원준이 2차전 선발로 낙점됐다.

그러나 악천후라는 변수마저 등장, 대표팀 계획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낮부터 내린 비로 인해 앞서 열린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경기는 2시간 동안 지연됐고, 6시 30분이 되어서야 마칠 수 있었다.

급기야 주최 측은 경기장 정비 시간이 필요하다며 한국과 도미니카의 경기를 50분 뒤로 지연시켰다. 이쯤 되면 베네수엘라와의 3차전보다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게 될 도미니카전이 더욱 큰 문제로 다가왔다.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 했다. 대표팀은 전직 메이저리거인 루이스 페레즈의 투구에 꼼짝 못했고, 5회 2사 후 손아섭의 첫 안타가 나올 때까지 노히트 노런의 굴욕이 이어지기도 했다.

다행히 이대호의 역전 투런 홈런을 물꼬를 튼 대표팀은 8회 5점, 9회에도 쐐기 3득점을 더 뽑아내며 완벽한 타선의 부활을 알렸다. 10점이나 뽑아내며 축제 분위기가 된 더그아웃에는 피로감을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신의 한 수는 역시나 선발 장원준의 호투다. 감독의 기대에 부응한 장원준은 파워가 뛰어난 도미니카 타자들을 상대로 7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여기에 1이닝씩 책임진 정대현과 이현승의 무실점 호투는 덤이었다.

김인식 감독은 경기 후 베네수엘라와의 3차전 선발로 이대은을 예고했다. 이대은은 소위 긁히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기복이 심한 편이다. 지난 쿠바와의 평가전서 4이닝 퍼펙트의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하는가하면, 제구 난조에 빠지는 일도 잦은 편이다.

하지만 도미니카전 대승으로 최상의 시나리오를 받아든 대표팀은 이대은이 조기에 내려간다 하더라도 크게 걱정이 없다. 베네수엘라전을 마치면 하루 휴식이 있기 때문에 이날 나란히 9개의 공을 던진 정대현과 이현승을 비롯한 불펜 총동원령을 내릴 수 있다. 무엇보다 최대 장점인 타선이 살아나 대표팀 분위기가 고조된다는 점이 김인식 감독을 미소짓게 만들고 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