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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경영권 분쟁 속 과감한 경영행보…롯데 개혁 이끈다


입력 2015.12.30 14:00 수정 2015.12.30 14:00        임소현 기자

신동빈 회장, 지배구조 개선 및 컴플라이언스 경영 박차

원칙 경영 고수로 경영권 분쟁이라는 위기 속에서도 리더십 발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2일 오전 인천 운서동 롯데면세점 통합물류센터에서 열린 롯데면세점 비전 2020 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리더십이 초유의 형제 간 경영권 분쟁 사태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한일 양국 롯데의 수장으로 올라서자마자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집요한 공격에도 아랑곳 않고 묵묵히 롯데 혁신 드라이브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지배구조 개선과 컴플라이언스 경영 박차

롯데는 그동안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공고한 1인 지배체제 하에 대부분의 회사를 비상장사로 유지해왔다.

내부 지배구조나 의사결정체계 등 외부에 알려진 것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난 70년간 장막에 가리워져 있던 롯데의 실체가 이번 경영권 분쟁을 통해 드러났다.

한일 양국 롯데의 수장으로 오른 신 회장은 이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롯데가 철저히 지켜온 철의 장막을 하나 둘씩 걷어내기 시작했다.

지난 8월 12일 대국민 사과에서 한국 롯데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의 상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호텔롯데의 상장은 지난 50년간 베일의 가려져 있던 한국 롯데의 지배구조를 일거에 개선하고 경영 투명성을 혁신하는 '신의 한수'라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후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으로 여겨지던 일본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자신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와 경영투명성 개선과 관련한 안건을 통과시킨다.

롯데홀딩스는 비상장사로서 사외이사가 필요 없지만, 이를 도입해 '법과 원칙'에 의거한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경영이 자신의 경영철학임을 대외에 공표한 것이다.

경영과 가족은 별개, 원칙 경영 고수한 신동빈

신 회장의 컴플라이언스 경영철학은 본인이 매번 강조했던 '경영과 가족은 별개'라는 말로 함축된다.

경영상 주요 의사결정은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따라야 하며, 창업주의 후손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원칙'을 절대 깨트릴 수 없다는 것이다.

창업주와 오너의 전횡으로 인한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 동안 롯데도 이 같은 비판의 중심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일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을 향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지시서 1장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생각을 진심으로 하는 것이라면 엄청난 착각"이라며 "기업의 문제에 대해서는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기회에 원칙이 중요시되는 선진 경영문화를 정착시켜 기업의 체질을 확실히 바꿔놓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최근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중 3000억원 이상의 비상장사까지 사외이사를 두기로 한 신 회장의 결정은, 그간 롯데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불투명한 기업'이라는 오명을 완전히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투명 경영이 곧 경쟁력'으로 여겨지는 현대 사회의 시류에 부합하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과감한 추진력의 '속도경영' 경영권 분쟁서 더 빛나

신 회장의 추진력은 재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현 상황과 향후 시나리오, 선택 가능한 옵션 등을 빠르게 검토하고 신속히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후문이다.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었던 지난 10월말, 삼성 화학 계열사 인수합병(M&A)건이 신 회장의 빠른 의사결정과 강한 추진력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지난 8월, 지배구조와 기업 국적 논란이 커질 무렵 시행된 대국민사과에서도 이 같은 신동빈 회장의 면모가 엿보인다.

상황 보고를 받은 신 회장은 그 자리에서 대국민 사과를 결정했고, 일부 참모진의 만류에도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겠다고 결정했다고 한다.

당시에 발표된 순환출자 80% 해소와 호텔롯데 상장, 기업문화개선위원회 설치 등도 신 회장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본롯데도 신 회장이 맡은 이후 의사결정이 빨라졌고, 투자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가 됐다"며 "임직원들도 변화를 실감하고 있으며 이것이 결국 일본롯데의 임직원과 주주들이 신 회장을 지지하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롯데홀딩스의 츠쿠다 사장은 지난 달 있었던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들어 대형 소매업체와의 PB 상품 출시, 건강 기능성 식품 강화 등 종전에 일본롯데가 시도하지 않았던 사업들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일 롯데그룹 간의 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한일 롯데가 공동으로 내년에 태국 방콕에 면세점을 출점하기로 했다.

일본 롯데제과가 인도네시아 등에서 제조한 과자 제품을 한국 롯데의 해외 판매망을 이용해 동남아와 중동 지역에 판매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롯데의 기틀을 세운지도 벌써 70년이고 이제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비록 롯데그룹이 현재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지만, 최근 신동빈 회장의 혁신 행보를 놓고 보면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임소현 기자 (shl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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